롯데 박세웅(21)이 자이언츠의 선발고민을 해결하는가. 박세웅은 15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8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 시즌 4승째(3패, 평균자책점 4.17)를 따냈다. 이날 롯데는 박세웅의 활약과 아두치의 3타점 싹쓸이 2루타, 강민호의 3점홈런을 묶어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며 8대3으로 승리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전 "여러가지 고민 중에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선발진"이라고 했다. 선발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롯데는 올시즌 선발진이 크게 흔들렸다. 린드블럼의 초반 난조는 선발로테이션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 다행히 1선발 린드블럼은 최근 2경기에서 지난해 믿음직스러웠던 에이스 모습을 되찾았다. 린드블럼은 지난 6일 두산에서 7⅓이닝 5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낸데 이어 12일에는 넥센을 상대로 6⅔이닝 동안 2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3승째(4패)에 성공했다. 린드블럼은 평균자책점이 7.44까지 치솟았는데 2경기를 치르고 나자 5.21까지 떨어졌다. 또다른 외국인투수 레일리는 4승4패, 평균자책점 2.98로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 문제는 국내선발진이다.
조 감독은 "린드블럼과 레일리를 제외하고 국내 선발진이 다소 부진하다. 송승준은 부상여파로 1승(1패)에 그치고 있다. 박세웅이 좀더 해준다면 숨통이 틔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세웅은 경기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다. 박세웅의 가장 큰 장점은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벤치가 바라는 면이기도 하다. 이날도 1회와 2회 삼자범퇴를 포함해 4회 삼성 3번 구자욱에게 솔로홈런을 내준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인 최형우와 이승엽을 각각 외야플라이로 잡아냈다. 최고구속은 148㎞에 달했다. 박세웅은 경기후 "직구에 힘이 있어 승부구로 활용했다. 6회에도 내공에 힘이 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투수가 갖춰야할 첫번째 덕목은 자신감이다. 공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이야말로 없어서는 안될 무기다.
박세웅은 올시즌 선발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이미 지난해 성적(2승11패, 평균자책점 5.76)을 크게 뛰어넘었다.
박세웅의 성장은 이미 예견된 바다. 겨우내 훈련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꾸준히 근육량을 늘리고 체격을 키웠다. 볼끝에 실리는 힘이 달라졌다. 140㎞대 후반 직구와 변화구로 타자를 윽박지른다. 강약조절과 미세한 제구 결점이 때로는 마운드 위의 박세웅을 흔들기도 하지만 발전가능성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코칭스태프의 끊임없는 격려도 용기를 키웠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시즌 두자릿 수 승수도 가능하다. 10승은 일급 선발의 첫번째 잣대다. 부상과 부진, 체력관리 등에서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면 10승은 불가능하다. 박세웅은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성장중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밝다는 것, 이를 지켜보는 벤치나 롯데팬들의 마음은 뿌듯할 수 밖에 없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