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과연 AOA는 전화위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AOA가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바로 미니4집 '굿 럭' 컴백과 맞물려 역사의식 논란에 휘말린 것이다.
시작은 이랬다. 10일 방송된 온스타일 '채널 AOA'에서 지민과 설현은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했다. 당황한 제작진은 이토 히로부미를 힌트로 알려줬지만 지민은 '긴또깡'이란 답을 내놨다. 제작진의 만류에도 뒤에서 휴대폰을 검색하던 설현은 심지어 도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중얼거리기도 했다.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안중근 의사를 몰랐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알아차리지 못한채 웃고 장난치는 두 사람의 방송 태도에 대중은 분노했다. 더욱이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이들의 잘못을 사과하지는 못할 망정 제작진이 편집 요청을 거절했다는 등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변명만을 늘어놔 논란을 가중시켰다. 결국 이틀만에 지민과 설현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이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역대급 방송 사고와 AOA에 대한 실망감에 치를 떠는 쪽과 '도를 넘은 비난'이라며 이들을 옹호하는 쪽으로 나뉘었다.
이런 상황에서 AOA는 초강수를 뒀다. 바로 16일 예정대로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쇼케이스까지 개최한 것이다. 과연 AOA는 자신들을 향한 논란을 잠재우고 '음원 퀸'의 지위를 이어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일단 가수는 무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AOA는 이 부분은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16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구 멜론 악스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는 타이틀곡 '굿럭'을 비롯해 몽환적인 분위기의 레트로 신스팝 '텐 세컨즈(10 Seconds)', 신나는 신스팝 장르의 '체리팝(Cherry Pop)' 등 수록곡 무대가 공개됐다. 무대는 AOA의 강점과 새로운 매력으로 가득 채워졌다. '컨셉슈얼 걸그룹'이라는 AOA의 정체성은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AOA는 그동안 오피스룩('짧은치마'), 캣우먼('사뿐사뿐'), 라크로스 선수('심쿵해') 등 완성도 높은 컨셉트와 뛰어난 소화력을 보여왔다. 바로 이런 점이 다른 걸그룹과 AOA가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인기 비결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건강미 넘치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해상 구조 요원'이란 이색 컨셉트를 소화해냈다.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걸크러쉬도 소화했다. '걸스 온 탑'을 외치는 당찬 가사부터 한층 농염하고 파워풀해진 안무까지 여름을 맞아 '센 언니'로 돌아온 AOA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볼 수 있었다.
현 상황에서 AOA에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담은 사과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무지함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게 아니라 준공인으로서, 한국홍보대사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모범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중의 용서를 구할 필요가 있다. AOA 역시 이 부분은 인지한 듯 하다. 지민은 정식 기자간담회에 앞서 "1년 만의 컴백이라 정말 많이 떨렸는데 컴백 전에 좋지 않은 일로 많은 분들 실망시켜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찬미 역시 "이번 일 계기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초아는 "'심쿵해'보다 좋은 곡을 만들고자 열심히 노력했다. 그런데 그전에 좋은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뮤직비디오 논란 역시 기분 나쁘셨던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많이 공부하겠다.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OA는 '굿 럭'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굿럭'은 초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팝댄스곡으로 캐나다 출신 작곡가 매튜 티슬러가 작곡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절대 나를 놓치지마'라고 외치는 AOA의 솔직 당당한 고백을 담았다. 당찬 이들의 고백에 대중도 다시 마음을 돌려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