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팬들이 '국민 프로듀서'로서의 '실력 행사'에 나섰다.
정채연 갤러리가 중심이 된 아이오아이 팬연합은 15일 공식 활동기간 중 정채연의 걸그룹 다이아(DIA) 복귀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디시인사이드 아이오아이 갤러리 연합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성명서에서 "지난 10일 언론에 발표된 정채연(MBK, 아이오아이)의 다이아 합류 발표는 국민의 결정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당사자 및 그룹 아이오아이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오아이의 1년 활동이 종료되는 시점이 아닌 현 시점에서의 다이아 합류는 적절치 않다"라고 지적하며 "아이오아이 그룹 활동과 정채연의 연예 방송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소속사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해당 연예인의 건강과 스케줄 난조 및 이미지 타격에 배려가 없는 MBK엔터테인먼트의 무책임한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다"라고 주장하며 "정채연 개인 의사와 전혀 무관한 팬들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아이오아이 팬연합은 "아이오아이 활동기간 중 정채연의 다이아 합류를 반대하며, 만일 이 기간내 정채연의 다이아 복귀가 이뤄질 경우 해당 활동을 모두 보이콧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아이오아이 여론 악화에 대한 MBK 대표이사와 총괄 프로듀서의 공개 사과"와 "정채연의 활동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아티스트가 충분한 휴식과 지원을 받도록 최선을 다함을 약속"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성명은 디시인사이드의 정채연 갤러리의 주도 하에 강미나, 김도연, 김세정, 김소혜, 김청하, 유연정, 임나영, 전소미, 주결경, 최유정 등 멤버 11인의 갤러리 모두가 동참했다. 아이오아이의 팬덤이 이들 갤러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프로듀스101'부터 아이오아이 데뷔에 걸친 팬덤의 대부분이 힘을 모은 셈.
아이오아이의 공식 활동기간은 알려진대로 2017년 1월31일까지다. 하지만 MBK 측은 이미 정채연의 다이아 복귀 및 다이아-아이오아이 활동 병행을 발표했다. 다이아의 6월 컴백도 예고한 상태다.
아이오아이에 연습생을 위탁한 엔터사는 MBK를 비롯해 총 8개다. 이들은 아이오아이의 인지도와 인기를 활용해 향후 자체 론칭할 새 걸그룹의 인기몰이를 원한다. 때문에 MBK 외에도 일부 소속사가 내년 2월 이전 아이오아이 휴식기 및 유닛 활동 시기에 소속 멤버들이 포함된 새 걸그룹 데뷔를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이오아이 팬연합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보인 이상, 각 엔터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아이오아이 팬연합의 '다이아 보이콧 불사' 경고는 정채연과 MBK 이외의 다른 멤버들 및 엔터사를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정채연 이외의 아이오아이 멤버들 역시 공식 활동기간 이전 다른 걸그룹 활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이오아이는 이른바 '국민 프로듀서들이 직접 선정한 한정판 걸그룹'이다. 해체 시기가 정해져있고, 계속 유지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때문에 아이오아이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트와이스 등 역대 그 어떤 정상급 걸그룹 못지 않게 충성도 높은 팬덤을 갖췄다. 아이오아이 데뷔앨범은 첫날 판매량이 1만장을 넘는 등 앨범 제작물량이 따르지 못할 정도고, 팬싸인회 현장의 열기도 누구 못지 않게 뜨겁다.
하지만 이 같은 열성적인 팬덤은 그 마음이 돌아설 경우 가장 무서운 적이 된다. 자칫 신규 걸그룹에게 쏠리는 관심만도 못한 무관심과 백안시에 시달릴 우려가 있다.
일단 아이오아이 팬덤의 우선 타깃은 이미 다이아 복귀를 발표한 정채연의 MBK다. MBK의 대처는 타 소속사들에게도 귀감 혹은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향후 MBK의 대응에 높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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