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그라나다의 누에보 로스 카르메네스에서 열린 그라나다와의 2015~2016시즌 프리메라리가 최종전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승점 91점을 기록, 같은날 데포르티보를 2대0으로 제압한 레알 마드리드(승점 90)에 승점 1점 앞선 리그 우승팀이 됐다. 지난 시즌에 이은 리그 2연패 위업 달성.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 시즌에 걸쳐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오랜 기간 리그 최상위를 지켰다. 결국 가장 꾸준히 잘 하는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바르셀로나 팬들로 인해 큰 행복을 느낀다"면서 "한 시즌을 치르면서 분명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믿음과 힘을 줬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24번째 프리메라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리그 막판까지 우승컵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레알 마드리드에 역전 우승을 허용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해트트릭을 터뜨린 루이스 수아레스의 활약에 힘입어 치열했던 우승 경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2시즌 연속 리그 우승. 분명 칭송받아 마땅한 위업이다. 그러나 뭔가 허전하다. 바르셀로나는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8강에서 1, 2차전 합계 2대3으로 덜미를 잡혔다. 트레블(3관왕)은 물 건너 갔다. 이대로 시즌을 마감한다면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1개의 우승컵에 만족해야 한다. 지난 시즌 트레블(프리메라리가, UCL, 코파 델 레이 우승)에 견줘보면 다소 아쉬운 성적.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바르셀로나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세비야와 2015~2016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을 벌인다. 국왕컵은 스페인 축구협회에 등록된 모든 프로, 아마추어 클럽이 참가하는 스페인 최대 축구 토너먼트 대회다. UCL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이자, 필요가 있는 바르셀로나다. 국왕컵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더블(2관왕)을 달성,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2개 이상 트로피를 획득하게 된다.
분위기는 바르셀로나쪽이다. 세비야는 최근 그라나다(1대4 패), 아틀레틱 빌바오(1대3 패)에 연패했다. 이어 19일 리버풀(잉글랜드)과 2015~2016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바르셀로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