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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극대전③] 미세스캅2·욱씨·기억, 작품은 갔어도 배우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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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드라마는 떠났지만 배우는 남았다.

SBS 주말극 '미세스캅2', JTBC 금토극 '욱씨남정기', tvN 금토극 '기억'이 종영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배우들과 메시지는 고스란히 남았다.

'미세스캅2', '욱씨남정기', '기억'의 공통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먼저 '미세스캅2'는 김성령의 하드캐리가 예상됐던 작품이다. 그런데 의외로 김범이 치고 나왔다. 잘생긴 꽃미남 배우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김범이 악역을 맡는다는데 대한 우려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범은 EL캐피탈 이로준 대표이사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사했다. 이로준은 겉으로 보기엔 젠틀하지만 속내에 악마 본성을 감추고 있다는 점에서 SBS 수목극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남궁민)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김범은 사태의 본질을 꿰뚫는 냉철한 시선과 천진난만한 얼굴로 서슴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반전 연기로 남궁민과는 차별화된 캐릭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 겉과 속이 완벽하게 다를 뿐더러 악행에 대한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소시오패스 연기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김범 역시 자신의 악역 연기에 51점을 주며 "절반의 성공은 가져간 것 같다. 언젠가 악역ㅇ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다음에는 좀더 잘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욱씨남정기'는 윤상현과 이요원의 호흡 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란 여간해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 어려운 일을 2PM 황찬성이 해냈다. 남봉기 역을 맡은 그는 극 초반엔 민폐 논란에 연기력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호감형으로 거듭났다. 형 남정기(윤상현)이 위기에 몰릴 때마다 불쑥불쑥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주고, 옥다정(이요원)의 지령을 100% 소화하는 히어로 해결사로 변신했다. 잘생긴 아이돌 그룹 멤버 이미지를 벗고 거침없이 망가지는 황찬성의 코믹 연기에 시청자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성민 김지수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던'기억'의 2PM 이준호도 만만치 않았다. 태선로펌 변호사 정진 역을 맡은 그는 박태석 역의 이성민과의 브로맨스부터 봉선화(윤소희)와의 러브라인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특히 박태석이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사실이 로펌에 알려질 위기에 처할 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그를 구해주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까지 했다.

공통적으로 세 작품은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욱씨남정기'는 권력과 돈의 횡포에 굴하지 않는 절대 을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기억'은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렸지만 진정한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는 박태석의 투병기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미세스캅2'는 권력의 힘으로 중무장한 절대 악인에게 맞서 정의를 구현하려는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전했다. 태연하게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좀처럼 잡힐 것 같지 않은 이로준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라 분노 게이지를 한껏 올렸다. 그러나 고윤정(김성령)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거대 권력에 맞섰다. 결국 이로준 검거에 성공하면서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는 희망을 전해줬다.

이처럼 세 작품은 각각 나름의 의미와 유산을 남기며 시청자를 떠났다. 후속작으로는 SBS '미녀 공심이', JTBC '마녀보감', tvN '마이 디어 프렌즈'가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