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주말극 최강자는 누가 될까.
지상파 3사 주말극 시청률 전쟁이 치열하다. 일단 KBS2 '아이가 다섯'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8일 방송된 '아이가 다섯'은 2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21.1%)에 비해 4.8% 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상파 주말극 중 최고 기록이다. 그 뒤를 바짝 따라붙은 것은 MBC '옥중화'다. '옥중화'는 1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7.3%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 중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어 MBC '가화만사성'(11.1%)이 3위를 차지했고 SBS '미세스캅'은 11.1%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SBS '그래 그런거야'는 8.4%의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결국 지상파 3사 주말극 전쟁은 '아이가 다섯'과 '옥중화',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두 작품 모두 각기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만큼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가 다섯'의 가장 큰 매력은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 힐링 가족극이라는 것이다. 불륜 커플에 사위에게 집착하는 미저리 처가까지 등장하긴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이가 다섯'은 유쾌하고 기분 좋은 작품이다. 이는 정현정 작가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 등 정현정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면 뚜렷한 악역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욕 먹을 만한 캐릭터는 있다. 그러나 뼛속까지 못된 악역이라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케이스'라는 설명을 더해 면죄부를 준다. 이번 '아이가 다섯'도 마찬가지다. 윤인철(권오중)과 강소영(왕빛나)이 불륜 커플이라고는 하나 허당기 가득한 모습을 보면 쉽게 욕이 나오진 않는다. 이상태(안재욱)에게 집착하는 처가 역시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땐 어이없고 황당하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컴플렉스로 똘똘 뭉친 졸부 집안의 좌충우돌사위 지키기 프로젝트로 본다면 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절대적인 짜증 유발 캐릭터가 없다는 것이 '아이가 다섯'의 큰 매력 포인트다.
'옥중화'의 매력은 '익숙함 속 신선함'이다. '옥중화'를 연출한 이병훈PD는 MBC '대장금', '동이' 등을 만든 사극 거장이다. 이 PD의 특징은 시대를 앞서나가는 능동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이번 '옥중화'에서도 옥녀(진세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옥녀는 그야말로 전천후 캐릭터다. 무술 실력은 현직 군관조차 쉽게 꺾을 정도이고 유창한 중국어 실력에 날카로운 통찰력도 지녔다. 관상을 보는데도 탁월한 실력을 갖췄다. 절대미각과 비범한 의술을 겸비했던 '대장금' 속 서장금(이영애), 도화서 다모로 이산의 조력자가 됐던 '이산' 속 성송연(한지민) 등의 계보를 잇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분명히 익숙한 그림이다. 그런데 이병훈PD는 미스터리를 가미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옥녀는 윤원형(정준호)이 보낸 자객들에게 쫓기다 전옥서에서 자신을 낳고 세상을 떠난 생모의 정체를 알아내려 한다. 힌트는 생모가 남긴 가락지다. 이 가락지는 전왕 인종이 동궁전 상궁과 나인들에게 하사한 물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동궁전 상궁과 나인들의 행방을 쫓지만 하나같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병훈PD는 이와 같은 옥녀 출생의 미스터리를 얽어넣으면서 식상할 수 있는 사극에 볼거리를 더한 것이다.
과연 '아이가 다섯'과 '옥중화' 중 마지막까지 웃는 쪽은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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