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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홈런 장타율 0.368 한화 김태균, 사라진 장타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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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김태균(34)의 2016시즌 타격 지표는 아직 그의 이름값 그리고 연봉(16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전체 시즌의 20%를 갓 넘겨 향후 얼마든지 반전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11일 현재 4번 타자 김태균은 31경기에 출전해 1홈런 15타점, 타율 2할8푼1리, 출루율 3할8푼7리, 장타율 3할6푼8리를 기록 중이다.

이 타격 지표 중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게 홈런수와 장타율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김태균의 타율은 걱정할 필요는 없다. 3할을 충분히 칠 수 있는 검증된 타자이다"고 말한다. 김태균은 2001년 프로 입단 이후 2015시즌까지 총 10시즌 동안 타율 3할 이상을 쳤다. 2할대에 머문 건 3시즌 뿐이다. 방망이의 세기와 맞히는 재주는 입증이 된 타자다.

그러나 김태균이 한화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타율 3할 이상에 안주할 수 없다. 그는 이번 시즌 4번 타자로 가장 많이 출전하고 있다. 4번 타자에게 최우선으로 필요한 게 큰 것 한방이다.

김태균은 1홈런, 2루타 7개, 장타율 3할6푼8리에 머물러 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4번 타순에 어울리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김태균은 3번 타자에 더 어울리는 선수이다. 김태균이 홈런을 더 많이 치기 위해선 점검해볼 게 많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김태균의 현재 타격 매커니즘은 홈런과는 제법 거리가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타자인 김태균의 스윙은 기본적으로 가운데 펜스를 보면서 밀어치는 편이다. 끌어당기지 않는다. 홈런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밀어치는 스윙이 더 불리하다. 또 김태균은 타석에서 왼발을 들어올리는 '레그킥'을 거의 하지 않는다. 타구에 힘을 실어 비거리를 늘리기 보다는 정확도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배팅 타이밍을 최대한 뒤에 두는 편이다. 투수의 공을 오래 보고 친다. 또 스윙 궤적도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아니라 '레벨' 스윙에 가깝다. 결국 이런 것들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현재 페이스에서 홈런이 갑자기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김태균은 2000년대만 해도 한 시즌 30홈런 이상을 두번(2003년, 2008년)이나 기록했다. 차세대 '거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일본 지바 롯데(2010년, 2011년)에서 뛰고 돌아온 후 김태균의 홈런수는 뚝 떨어졌다. 16개(2012년)→10개(2013년)→18개(2014년)로 20개를 밑돌았다. 그나마 지난 시즌 21홈런을 치면서 고개를 살짝 들었다. 이번 시즌 지금의 홈런 페이스라면 20홈런 이상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홈런이 줄면 장타율도 동반 추락한다. 김태균의 프로 통산 장타율은 5할2푼6리다. 지금의 3할6푼8리와는 격차가 크다. 그러나 이 장타율은 김태균이 타격감을 회복하면 4할 이상으로 회복할 가능성은 높다. 홈런을 몰아치기는 어렵지만 2루타 등의 장타가 더 나올 수 있다.

한화 구장이 2012년말 리모델링되면서 가운데와 좌우 펜스 거리가 늘었다. 좌우 거리는 97m에서 100m로, 중앙은 114m에서 122m로 확장됐다. 펜스 높이도 기존 2.8m에서 좌우 3.2m 중앙 4.5m로 높아졌다. 당시 김응용 감독은 한화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대전 구장이 좀더 넓어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화 구단이 수용했다. 이런 구장의 변화도 김태균의 홈런 생산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의 외야 큰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김태균의 요즘 타격감과 장타율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 타순 4번 보다는 3번 또는 5번으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의 최근 타격 페이스는 매우 좋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