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남자 골퍼들의 국제 대회 선전이 눈에 띈다. 9일(이하 한국시각)에는 두 차례 우승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재미동포 제임스 한(35)과 신예 왕정훈(21)이다.
제임스 한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승을 달성했다. 이날 제임스 한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클럽(파72·7575야드)에서 열린 웰스파고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낸 제임스 한은 로베르토 카스트로(미국)와 함께 공동 1위로 경기를 마쳐 18번 홀(파4)에서 열리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제임스 한은 침착하게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두 차례의 퍼팅으로 파를 기록했다. 반면 카스트로는 티샷에서 공을 해저드에 빠트리고 두 번째 샷은 관중 사이에 빠져 벌타를 받는 등 난조를 보이다 결국 보기를 기록했다.
제임스 한은 생애 2번째 PGA 투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2월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지 약 15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에도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슬럼프 탈출을 알렸다. 제임스 한은 지난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을 시작으로 지난 주 취리히 클래식까지 8개 대회 연속으로 컷 탈락했다. 제임스 한은 "8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은 힘들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게 계속 반복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고 했다.
전날 공동 36위에 머물렀던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6)는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대니 리는 버디 6개에 보기 1개를 추가하며 5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5언더파 238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왕정훈은 유럽 무대에서 우승컵에 입맞췄다. 왕정훈은 같은 날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파72·7487야드)에서 벌어진 유럽프로골프 투어 하산 2세 트로피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왕정훈은 나초 엘비라(스페인)와의 연장전에 돌입,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을 맛봤다. 왕정훈은 우승 상금 25만유로(약 3억3000만원)를 받았다.
한국 선수가 올해 유럽프로골프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달 선전 인터내셔널을 품은 이수민(23·CJ오쇼핑) 이후 두 번째다.
특히 만 20세 256일인 왕정훈은 이번 시즌 유럽프로골프 투어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유럽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은 2010년 카스테요 마스터스의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가 세운 17세 188일이다.
또 왕정훈은 역대 최경주 위창수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안병훈 이수민에 이어 유럽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8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이번 우승으로 왕정훈은 2018시즌까지 유럽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올해 3월 히어로 인디안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왕정훈은 2013년부터 아시안투어에서 주로 활약한 선수다. 아시안투어 주요 성적은 2014년 두바이오픈 준우승, 지난해 월드클래식 챔피언십 3위 등이다.
왕정훈의 우승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왕정훈은 133위인 세계 랭킹이 이번 주 90위 안쪽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 가운데 상위 2명이 나가는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현재 안병훈(24위) 김경태(48위) 이수민(75위)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