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27·롯데)이 감격적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승을 차지했다.
김해림은 8일 전라북도 군산컨트리클럽(파72·6490야드)에서 벌어진 제3회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이글 1개, 보기 4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11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공동 2위 변현민(26·AB&I 재무)과 박소연(24·문영그룹)을 2타차로 따돌리고 KLPGA 정규 투어에서 본격적으로 활약한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8년 만에 마수걸이 승리를 맛봤다.
김해림은 3년 전까지만 해도 파워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연히 비거리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 2011~2013년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70~90위권밖에 되지 않았다. 그녀가 비거리 증가를 위해 택한 방법은 '삶은 달걀 먹기'였다. 하루에 삶은 달걀 한 판(30개)을 먹으며 체중을 늘렸다. 이 때부터 '달걀 골퍼'라는 애칭도 얻었다. 질릴 정도도 먹었다. 그러나 약이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그러자 체중이 8㎏ 늘었고 자연스럽게 드라이버 비거리도 20m 향상됐다. 2014년 19위(257.18야드), 2015년 21위(243.25야드)에 랭크됐다. 요즘에는 삶은 달걀 섭취를 하루 30개에서 12개로 줄였다. 대신 모자란 단백질은 아침과 저녁 고기로 보충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꾸준히 해온 웨이트 트레이닝도 비거리 향상의 원동력이었다. 올 시즌 전에는 60~70㎏의 바벨 무게를 110㎏까지 올려 강한 체력도 만들었다.
이날 김해림의 출발은 불안했다.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은 3번 홀(파4) 첫 버디를 잡으면서 시작했다. 이어 4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김해림은 5번 홀(파4)에서 샷 이글로 두 타를 줄였다. 8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은 김해림은 10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이며 여유있게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후반에는 다소 상승세가 꺾였다. 12번 홀, 15번 홀(파4), 17번 홀(파3)에서 나란히 보기를 범했다. 2위권과의 스코어가 2타 차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다행히 추격자들이 끝까지 김해림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안정적으로 파를 잡은 김해림은 두 팔을 벌리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이정민(24·BC카드)은 이날 4타를 줄여 치종합계 2언더파 214타로 박지영(20·CJ오쇼핑) 이다연(19)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 배선우(22·삼천리) 정슬기(21·피엔에스) 김지현2(24·롯데)와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