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이제 배우 이서진에게 예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tvN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등을 거치는 몇년 새 그만의 캐릭터가 생겼다. 그 캐릭터는 차가운 듯 다정하고, '안해, 안해' 투덜거리는 이미지로 설명된다. "'삼시세끼'에서 제 성격을 많이 보여준 것 같은데, 주로 생각하시는 것들이 맞아요. 눈앞에서 대놓고 얘기하진 못하고 또 대놓고 칭찬 듣는 것도 싫어요. 그런 걸 못해서 차갑다고 얘기하는 듯한데… 그래도 어색한 분위기가 싫으네요." 혹시 투덜이 캐릭터에 서운하지 않느냐 물어보니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우습게 보지는 않고 편하게 봐주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평생 할 것도 아니고 시간 지나면 잊혀질거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그는 "예능에서 보여준 본 모습을 연기에 같이 끌고 가고 싶었다. 이렇게 하던 사람이 너무 바뀌면 보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웠을까봐 일부러 본모습 비슷하게 연기했다"고 말한다. 실제 그의 모습은 '결혼계약' 속 지훈과 매우 닮았다. 엄친아임은 물론,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보호해야 하는 이들에겐 아낌없이 곁을 내주는 사람이다. 이서진은 예능과 연기를 구분 짓기 보단, 오히려 그 이미지를 역이용했고 그것은 대중에 정확히 먹혔다.
"예능과 연기에 대해서 크게 다르게 생각한 적 없어요. 예능인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요. 그건 다큐처럼 찍고, 또 설정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뭐가 예능인지 연기인지 아직도 몰라요."
그를 예능인으로 이끈 나영석 PD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꽃보다 할배' 전에는 친한 사이가 아니었어요. '1박 2일'때 보고 처음 보는 거였죠. 이후에 열흘을 같이 여행을 가니 친해진다기보단 정이 들었죠. 나영석도 그런 프로그램은 처음이었기에 둘다 너무 힘들었어요. 밤마다 선배님들 주무시면 먹던 술 모아 마시면서 넋두리했죠. 그 후 몇 번이 더 이어진 여행에서 몇 배로 친해질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해외라 의지하는 부분이 컸겠죠. 저랑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프로그램을 떠나 그런 사이가 돼버렸어요."
이어 이서진은 이승기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열정과 파이팅이 넘치는 친구에요. 하나 던져 주면 밤새 들고 파는 성격인데, 승기랑 여행갈 때 맛있는 데 알아 놓으라 하면 수백군데 알아 놓더라고요. 한 번은 오사카에 같이 갔는데. 승기가 저녁 어디서 먹어요? 이러길래 '내가 예약했어. 미슐랭 원스타'라 그랬더니, '그게 뭐에요?' 하더라고요. 미슐랭을 한 번 알려줬더니 그 뒤에 책을 사서 연구해오더라고요."
이서진의 차기작은 또 다시 예능이다. 이번에는 노홍철 김종국과 만나 각계각층 스타들의 재능을 기부하는 KBS2 '어서옵SHOW'로 돌아온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능이든 뭐든 미리미리 준비한 게 없다. 순식간에 맞아 떨어져서 일이 이루어진다. 이 프로그램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 스튜디오 예능인데 뭐가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어 함께하게 된 노홍철에 대해서도 "홍철이 같은 스타일 별로다(웃음) 하지만 어쨋든 이 프로그램에 홍철이가 있고 또 홍철이와 정 반대의 사람인 제가 있으므로 함께 캐스팅 한듯하다. 이제 두 번 봤는데, 홍철이가 잘 끌어준다. 종국이도 되게 좋아하는 친군데 중간 역할을 잘해준다. 셋이 얘기하고 셋이 있을 때가 재밌다"고 전해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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