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사퇴할 뜻을 밝혔다.
전남 구단과의 사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감독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긴 뒤 "더 늦기 전에 팀을 위해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노 감독은 "오늘 경기까지 팀을 이끌면서 내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선수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좋았지만, 제 거취 문제를 결정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추후 구단과 상의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구단은 홈구장이 있는 광양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하던 도중 기사를 통해 노 감독의 자진사퇴 의사를 전해들었다.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전남 관계자는 "노 감독과 사퇴 문제를 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다"면서 "노 감독이 광양에 내려온 뒤에 자세히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시즌이 3분의 1도 지나지 않은 상황인데, 노 감독이 그동안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노 감독은 "99% 마음을 정한 상태"라며 사퇴 결심을 굳혔지만, 사퇴를 공식화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어린이날과 임시공휴일까지 더해진 나흘간의 연휴가 끝난 이후에 노 감독의 거취 문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전남의 K리그 클래식 다음 경기는 오는 15일 제주FC와의 10라운드 원정경기다. 하지만 그에 앞서 오는 11일 강원FC와 FA컵 4라운드도 치러야 한다. 노 감독이 이대로 사퇴한다면, 전남은 차기 사령탑 선임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노 감독은 2014년 11월 하석주 감독의 후임으로 전남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해엔 12승13무13패(승점 49)로 9위를 기록했다. 감독 데뷔 2년차를 맞이한 올 시즌에는 9라운드까지 1승4무4패(승점 7)로 11위에 머물고 있다.
인천=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