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를 벼랑 끝에서 구해낸 임종은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임종은은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장쑤(중국)와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22분 천금같은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전북은 장쑤와 2대2로 비기면서 E조 1위를 차지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 선 팀을 구한 골이었다. 이날 장쑤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던 전북은 전반 19분 레오나르도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분위기를 달궜다. 그러나 전반 24분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8분 조에게 페널티킥 역전골까지 내주면서 16강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후반 22분 코너킥 찬스에서 공격에 가담한 임종은이 이재성의 코너킥에 이은 서상민의 헤딩 패스를 침착하게 문전 왼쪽에서 오른발로 밀어 넣으면서 균형이 맞춰졌다.
경기 후 맨오브더매치(MOM)에 선정된 임종은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승리를 생각하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이기진 못했지만 16강행에 만족한다. 내가 골까지 넣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수지만 공격포인트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찬스 상황에선 골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 기쁘다. 오랜만에 한 득점이 중요한 경기에서 나온 점에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대한 장쑤의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조, 알렉스 테셰이라, 하미레스를 두고는 "훌륭한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분명히 큰 도움이 된다. 면역력이 생긴 것 같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임종은은 이날 장쑤전 전까지 마음고생이 상당했다. 지난해까지 전남에서 뛰다 올해 전북 유니폼을 입고 K리그 클래식 7경기에 나서면서 주전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전북은 막강한 공격력에도 수비라인의 허점이 불거지며 시즌 초반 기대 만큼의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백라인의 일원인 임종은이 책임감을 느낄 만한 부분이었다. 하지만 장쑤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림과 동시에 팀의 ACL 16강행을 도우면서 활짝 웃었다. 임종은은 "그동안 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비난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오늘 경기 2실점은 개개인의 잘못이 아닌 조직의 문제인 만큼 잘 맞춰가야 할 것 같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