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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최악 슬럼프, 부활하라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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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에 깊이 드리웠던 먹구름이 조금씩 개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 부진에 여러가지 내부 잡음으로 흔들렸던 이글스는 4월 마지막주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켰다. 4월 마지막 홈 6연전에서 KIA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4승1패를 기록한 데 이어 5월 첫 주 원정 3연전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첫 판을 따냈다.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로 상승무드에 진입한 것.

하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팀의 간판이자 4번타자인 김태균(34)의 타격 슬럼프가 매우 심각하다. 김태균은 지난 4월29일 대전 삼성전부터 3일 인천 SK전까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1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김태균이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치지 못한 건 지난 2013년 5월2일 대전 롯데전부터 5일 대전 SK전까지 이후 약 3년 만이다. 당시에도 김태균은 4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볼넷을 무려 8개나 얻어냈었다. 5월3일 대전 SK전 때는 무려 4개의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선구안이 유지된 상태에서 상대 투수들이 정면승부를 피한 결과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르다. 선발 무안타 4경기 동안 볼넷은 4개에 그쳤고, 삼진을 4개 당했다. 4월30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한 경기에 3삼진을 기록했다. 2013년 5월초 무안타 4경기에서는 삼진이 단 1개 뿐이었다. 때문에 올해의 슬럼프는 3년 전보다 조금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슬럼프는 선발 무안타 4경기 이전부터 시작됐다. 김태균은 4월22일부터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 3연전 기간에도 모두 선발출전 무안타를 기록했다. 볼넷은 없었고, 삼진은 1개 있었다. 이어 4월26일과 28일 대전 KIA전 때 1안타 1볼넷씩을 기록했다. 결국 김태균은 4월22일부터 5월3일까지 총 9경기 동안 31타수 2안타를 기록해 타율이 고작 6푼5리에 그쳤다. '천하의 김태균'이 이 기간에 타율 1할도 못채운 것이다.

사실 김태균은 KBO리그 역사상 가장 정교한 타자다. 타격 기술의 완성도, 선구안 그리고 힘에 있어서 현시대 뿐만 아니라 역대를 통틀어서도 단연 톱클래스다. 김태균은 KBO리그 역대 통산 타율 3위(3할1푼9리, 1534경기 5199타수 1660안타)에 올라있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롯데 손아섭(3할2푼3리, 880경기 3208타수 1036안타)에 이은 2위다. 하지만 손아섭은 출전 경기수가 아직 1000경기에 미치지 못한다. 1000경기-4000타석 이상으로 기준점을 올리면 김태균이 역대 통산 타율 1위다. 게다가 김태균은 현역 선수 중 홈런 4위(254개)에 볼넷 2위(911개) 기록까지 갖고 있다.

이같은 기록 때문에 김태균의 슬럼프는 '일시적'이라고 봐야 한다. 언제든 다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기다. 지금이 딱 적기다. 팀이 최악의 부진에서 간신히 벗어나 막 상승 무드에 진입해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태균마저 힘을 보탠다면 한화는 강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슬럼프라는 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역대 톱클래스의 기량을 지닌 김태균이라면 나름의 슬럼프 탈출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슬럼프를 빨리 벗어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찾아 실행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김태균은 한화 이글스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