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예정이던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이 강풍을 동반한 비로 취소됐다. 쌀쌀한 날씨로 부상 위험성도 컸다.
자연스럽게 다음날 선발에 관심이 쏠렸다. 애초 LG는 우규민-코프랜드-소사(또는 이준형)가 등판하는 로테이션, 두산은 허준혁-유희관-보우덴 순이다. 이후 우천 취소가 결정되고 몇 분이 흘렀을까. 우규민-유희관이 4일 선발로 확정됐다. 양상문 LG 감독은 그대로 밀어붙였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상의 끝에 유희관을 출격시키기로 했다.
양상문 감독은 "하루 밀려도 우규민에게 나쁠 게 없다. 오히려 더 좋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모든 투수들이 아마 그럴 것"이라며 "굳이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등판 일정이 자연스럽게 하루씩 밀린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여기에는 우규민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큰 비중도 당연히 영향을 미쳤다.
양 감독과 마찬가지로 김태형 감독도 처음에는 "하루씩 밀려도 크게 문제 될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취소 결정이 난 뒤 한용덕 수석코치, 권명철 투수코치와 상의한 끝에 유희관으로 바꿨다. 이 역시 팀내 입지를 고려했을 때 임시 5선발 허준혁이 아닌, 다른 선수들의 루틴과 몸 상태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희관은 이번 주 등판을 마치면 다음주 화요일-일요일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또 최근 3경기에서는 2승무패 평균자책점이 0.87로 아주 빼어난 피칭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잠실 SK전 등판 이후 4일 선발을 착실히 준비해 온 그의 루틴을 굳이 깰 이유는 없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