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경기 후반 뜨거운 집중타를 퍼부으며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8회말에만 무려 7득점에 성공하며 10대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첫 3연승을 달성하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삼성이 주도했다. 삼성은 0-0이던 4회초 무사 1, 2루에서 최형우의 스리런 홈런을 앞세워 3-0으로 앞서나갔다. 이날도 한화 선발 심수창은 3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조기 교체됐다. 두 번째 투수로 나온 박정진이 곧바로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아 퀵후크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박정진은 홈런 이후 세 타자를 쉽게 아웃시키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이후 한화가 홈런으로 조금씩 따라붙었다. 5회말 정근우의 솔로홈런에 이어 6회말에는 송광민이 1점 홈런을 쳤다. 그래도 6회초 삼성이 밀어내기로 1점을 올려 4-2로 여전히 앞서나갔다. 하지만 정근우가 7회말 연타석 솔로 아치를 그리며 분위기를 달궜다. 삼성 역시 8회초 이승엽의 선두타자 솔로홈런으로 응수해 5-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패색이 짙던 한화 타선이 폭발한 건 8회였다. 선두타자 최진행이 삼진을 당한 뒤 4번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나갔다. 이어 송광민의 좌전 안타가 터지며 1사 1, 2루 기회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후 김경언이 병살타성 1루수 앞 땅볼을 치고 말았다. 1루수 구자욱이 공을 잡아 2루에 던졌는데, 선행주자 송광민의 슬라이딩 때문에 유격수 김재현이 제대로 1루에 송구하지 못해 김경언이 살았다.
2사 1, 3루 상황에서 삼성이 필승카드 안지만을 투입했다. 타석에는 김태완이 나왔다. 올해 1군무대 첫 타석. 한화 벤치는 로사리오 대타카드를 아꼈는데,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안지만은 김태완에게 몸 맞는 볼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하주석이 2타점 좌전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어냈다.
드라마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계속된 2사 1, 2루에서 9번 차일목이 친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떴다. 뒤로 달려간 2루수 백상원이 콜 사인을 냈는데, 공을 잡지 못했다.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졌고, 그 사이 김태완의 대주자로 2루에 있던 최윤석이 홈을 밟아 6-5 역전득점을 올렸다. 흔들린 안지만은 후속 정근우에게도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삼성은 뒤늦게 김동호를 교체투입했지만, 타오른 한화 타선을 잠재울 수 없었다. 김동호는 이용규와 최진행, 그리고 대타 로사리오에게 연속 3안타를 맞아 3점을 더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한화는 8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7점을 뽑아내 3연승을 확정지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