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 드라마국에 웃음꽃이 피었다.
KBS 드라마가 달라졌다. 지난해 다소 부족한 퀄리티와 캐스팅으로 내내 고전했던 것과는 달리 탄탄한 작품성을 기반으로 스타 마케팅에 성공하며 판세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제는 일주일 내내 KBS 드라마에 채널이 고정되는 분위기다.
분위기 쇄신을 알린 것은 월화극부터다. 바로 소지섭 신민아 주연의 '오 마이 비너스'다. 소지섭과 신민아의 연인 케미는 시청자들의 잠들어있던 연애 세포를 깨웠다. 죽어가던 KBS 월화극에 심폐소생술을 가한 것. '오 마이 비너스'가 간신히 피운 불씨를 '무림학교'가 짓밟는 듯 했지만 이번엔 초대형 구원 타자가 나타났다. '연기선생' 박신양이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물론 드라마 전개나 기본 구조는 단순하고 유치하다는 지적도 많지만, 박신양의 연기는 모든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자유자재로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며 월화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수목극에서는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대박을 냈다. '태양의 후예'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일주일 내내 '태양의 후예' 관련 이슈로 시끌시끌했던 것은 물론 드라마가 방송되는 수요일과 목요일은 아예 '태후 데이'라고 명명됐을 정도다. 덕분에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나 SBS '돌아와요 아저씨' 등은 흥행 참패를 맛봐야 했다.
'태양의 후예'의 배턴을 이어받은 '마스터-국수의 신' 역시 첫 방송부터 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7일 첫 방송된 '마스터-국수의 신'은 7.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수목극 2위 기록으로 전작 '태양의 후예'에 비하면 한참 초라한 성적인 건 맞다. 그러나 충분히 반등은 가능하다. 일단 첫회부터 조재현의 신들린 연기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놨다. 경쟁작과 비교해봐도 승산은 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지난 방송분(9.4%)보다 0.7% 포인트 하락한 8.7%의 시청률로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미 드라마가 중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시청층의 유입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SBS '딴따라'는 지난 방송분(6.6%)보다 0.8% 포인트 상승한 7.2%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꼴찌를 벗어나진 못했다. 지성의 하드캐리는 빛났지만 이야기 자체가 전혀 공감되지 않고 산만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분위기라면 충분히 '마스터-국수의 신'의 역전도 기대해볼 만 하다.
주말극은 단연 '아이가 다섯'이 우세하다. '아이가 다섯'은 안재욱과 소유진의 유쾌 발칙한 재혼 로맨스 외에도 심형탁 심이영의 재회 로맨스, 성훈 신혜선의 심쿵 로맨스, 임수향 안우연의 밀당 로맨스, 왕빛나 권오중의 닭살 로맨스까지 각기 다른 다섯 커플의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출생의 비밀, 복수와 음모 등 자극적인 막장 소재를 과감하게 들어내고 무공해 웃음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 자리를 채우면서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덕분에 드라마는 이미 시청률 30% 선을 넘나들며 MBC '가화만사성'과 SBS '그래, 그런거야'를 2배 이상의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일주일 내내 승전보를 울리면서 드라마국 분위기도 활짝 폈다. 한 관계자는 "당연히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모두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좋아 만족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구르미 그린 달빛', '화랑', '함부로 애틋하게' 등 스케일이 크고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있게 준비한 작품들인 만큼 많은 사랑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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