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 축구의 첫 화두는 '차이나머니'였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더 이상 유럽의 전유물이 아니다. 초고속 성장과 정부 유착을 통해 부를 축적한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스타 모시기'에 나서면서 이적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아시아 무대를 '은퇴하기 전 쉬어가는 곳' 정도로 생각했던 유럽의 스타들이 하나둘씩 중국슈퍼리그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는 중국 클럽들의 행보에 세계 축구계는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반면 그동안 중국에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던 K리그와 일본 J리그, 호주 A리그 및 중동 소속 클럽들의 위기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 호주가 손을 잡았다. 호주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6일(한국시각) 'A리그와 J리그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두 리그는 그동안의 노하우 공유 뿐만 아니라 선수에 대한 공동 투자 및 공유에 대한 아이디어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즉 대어급 선수에 대한 이적료를 공동투자한 두 리그의 각 클럽이 시즌별로 선수를 쓴다는 것이다.
J리그는 그동안 외형적 성장에 주력해왔다.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의 TV 중계권 시장을 개척해 이득을 봤고 이란, 카타르 등 중동 리그와 교류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A리그와의 파트너십에는 외형적 성장과 클럽의 발전이라는 내형적 요소까지 결합되어 있는 만큼 중요한 변화로 지적하 수 있다. A리그가 알레산드로 델피에로(시드니FC), 다비드 비야(멜버른시티) 등 빅네임들을 데려와 흥행몰이를 했지만 거액의 몸값 탓에 부담감이 상당했다는 것이 J리그와의 협력에 큰 도움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일본 축구계 관계자는 "이번 파트너십은 거액의 이적료로 선수 영입전에 나서는 중국, 중동에 대항하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고 밝혔다.
A리그는 유럽과 같은 추춘제(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봄에 시즌 종료)를 시행 중이다. 춘추제(봄에 시작해 가을에 시즌 종료)를 시행 중인 J리그와는 다르다. '선수 공유'가 실현된다면 두 리그의 각 클럽이 6개월씩 선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흥행적인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도 있으나 뛰어난 기량에도 한 시즌을 온전히 보내지 못하는 만큼 실용성에 대한 논란을 지우진 못할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