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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부진 마에스트리, 퇴출 시험대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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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7.41에 1승2패.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2.24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올해 성적이다. 선발진이 구멍난 팀 상황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지만, 내용은 좋지 않다. 게다가 지난 10일 NC다이노스전(6이닝 비자책 1실점, 승리)이후 두 번 연속 4이닝 이전에 조기강판되며 2연패를 당했다.

어차피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선수는 아니지만, 이런 연속 부진은 우려할 만 하다. 가뜩이나 리그 최하위로 떨어진 팀 상황상 또 다시 부진이 이어진다면 조심스레 '교체'를 생각해볼 수도 있다. 마에스트리 본인에게는 매우 큰 위기가 닥친 상황인 셈이다.

이런 상황은 애초 마에스트리의 영입 과정에서도 예상됐던 바다. 사실 마에스트리는 외국인 투수 영입 과정에서 한화의 '플랜 B'였다. 원래 한화가 가장 원했던 시나리오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과정에서 빅리그에 잔류하지 못하게 된 '숨겨진 보석'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 시간이 너무 걸려버렸다. 그리고 더 기다린다고 해서 마땅한 인물이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었다. 시즌 개막은 코앞이고, 국내 선발진은 대부분 준비가 되지 않았고, 또 에이스인 에스밀 로저스도 최소 4월 한 달간은 등판하기 어려운 상황. 결국 한화는 저렴한 값에 마에스트리를 데려와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마이너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마에스트리는 기본 보장액이 2000만엔(미화 약 17만5600달러, 한화 약 2억900만원)에 불과하다. 일단 데려와 써볼 만 하다. 또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한다면 한화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었다. 만약 부진하다고 하면 다른 선수로 교체하기도 부담스럽지 않다. 여기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시범경기를 거쳐 1군 무대에 등장한 마에스트리는 첫 등판(5일 넥센전)때는 4⅔이닝 6안타 5볼넷 5실점(3자책)을 기록했지만, 두 번째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 승리를 따내며 희망을 안겼다. 하지만 이후 두 차례(15일 LG전 3이닝 9실점 7자책, 20일 롯데전 3⅓이닝 8안타 6실점 4자책) 출격에서는 난타당했다. 공교롭게 마에스트리가 나온 날 실책도 잦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없는 편이다.

그런 측면에서 26일 KIA 타이거즈전은 마에스트리의 '조기 퇴출'여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를 통해 선발로서의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한다면 한화 구단으로서는 심각하게 교체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계속 얻어맞고 무너지는 외국인 선수에게 시간을 줄 만큼의 여유가 지금 한화에는 없기 때문. 과연 마에스트리는 한국에서 더 오래 남을 수 있을까. KIA전을 마치고 나면 그에 대한 답이 나올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