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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재벌룩은 TV 드라마 속 재벌 패션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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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재벌 패션이요? TV 드라마에서 '재벌 사모룩'으로 화제가 되는 패션들은 투머치(과한) 패션이지만, 실제 재벌들은 그렇게 입지 않아요. 튀지 않은 색상에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죠."

한 스타일리스트에게 재벌 패션에 대해 물어보았다. TV 드라마 속 재벌 사모룩은 그의 말대로 투머치로 그려진다. 최근에는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 도도그룹 도충 회장의 딸, 신영 역을 맡은 조보아가 화려한 패턴의 의상과 파마머리, 진한 메이크업으로 재벌가 상속녀를 표현했다. 또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는 한남식품 한회장의 본처, 윤선영 역의 박정수가 강렬한 색감의 블라우스나 화려한 수가 놓아진 재킷 등을 입고 재벌 사모룩을 연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상위 1% 재벌룩은 이들 TV 드라마가 표현하는 재벌룩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지난 15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 아들 선동욱 씨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 부회장의 차녀 채수연 씨의 결혼식 사진이 세간에 공개돼 재벌들의 웨딩드레스, 하객패션 등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당시에도 실제 재벌들이 입은 의상은 드라마 속 과한 컬러나 화려한 패턴,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부는 요즘 유행하는 비즈 장식 드레스보다 레이스에 긴 팔 볼레로 웨딩 드레스를 입어 단아하고 정숙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양가 친척들의 한복 색상도 파스텔 톤의 은은한 색깔이었다. 하객들 역시 대다수 모노톤의 의상을 입고 신랑신부를 축복했다.

또 삼성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나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 등은 국내 재벌 패션의 아이콘인데 간간히 대중에 공개되는 이들의 패션 역시 우아하면서 세련된 룩이다. 색상은 튀지 않는 모노톤, 블렉이나 그레이, 화이트 계열 등이 많고 스커트의 길이도 무릎 아래까지 내려와 정숙한 느낌을 준다.

요즘은 SNS를 통해 재벌들의 일상이 공개되기도 하는데, 고려기업 손녀 김연희 씨나 한솔케미컬 조연주 부사증 등의 SNS에도 이들이 입고 걸친 아이템들은 어느 정도 절제된 패션이 많다.

다만, 이들이 입고 걸치는 모든 것은 상당한 고가 제품이기는 하다. 인터넷 상에서는 재벌들의 일상룩의 브랜드들이 공개되면서 전체 풀 착장의 가격이 수천만원에 호가해 서민들의 전셋값과 맞먹는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고가의 제품이면서 아무나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재벌룩의 특징이기도 하다. 한 패션계 관계자는 "요즘 재력이 있는 분들 중 패션에 관심 있는 일부는 국내에 많이 소개되지 않은 브랜드가 소량 바잉되는 멀티샵 쇼핑을 선호한다"고 귀띔했다. 이들은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컬렉션 의상을 공수해 입기도 한다.

퍼스널 코디네이터들이 이들의 의상 전략을 돕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의상 마케팅 전략을 짜는 보이지 않는 퍼스널 코디네이터들이 이들의 스타일링을 돕는다. 또 샵 매니저들 역시 VIP들의 취향을 미리 체크해 제안하기도 하고, VIP 몸에 맞춰 수선을 봐주기도 한다"고 전했다.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