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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해이' 인천Utd '쯔엉 마케팅'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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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비용 처리와 체불소송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인천이 이번엔 불투명한 쯔엉 마케팅으로 의혹을 키우고 있다.

르엉 쑤언 쯔엉(21)은 인천 구단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영입한 최초의 베트남 출신 K리거. 그동안 R리그(2군리그)에 출전하며 적응기간을 잘 거쳤고,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쯔엉의 출전이 임박하자 그를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석연치 않은 사실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1일 구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인천 구단은 지금까지 쯔엉의 출전경기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코칭스태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이 써야 할 선수의 계약내용을 모른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다른 구단 감독과 관계자들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선수를 지휘하는 감독이 계약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출전조항 등 내용을 알아야 그에 맞춰 선수 기용을 할 수 있다. 당연히 계약서를 참고하는 게 기본이다"라고 의아해했다.

쯔엉을 둘러싼 인천 구단의 불투명한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쯔엉은 코칭스태프가 어떤 선수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입단계약을 했다. 보통 신규영입 선수는 코칭스태프가 경기영상 분석 등을 거쳐 팀 색깔에 맞춰 데려오는 게 상식이다.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쯔엉은 구단이 선택해서 현장에 떠안긴 희한한 경우다.

실제 정황도 확인된다. 김도훈 감독은 2015년 시즌 종료 휴식기를 이용, 유럽선수 관찰을 위해 2015년 12월 4일 출국했다. 베트남 현지언론이 쯔엉의 인천행을 보도한 것은 12월 20일이고 공식 입단식은 28일 열렸다. 입단식에는 정의석 단장과 인천시 관계자가 참석했지만 김 감독은 보이지 않았다. 유럽 출장 중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 감독이 유럽으로 출장간 사이 쯔엉 영입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쯔엉 마케팅과 관련, 구단 재정에 별 도움이 안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단측이 쯔엉 마케팅을 통해 정해진 매출액(개런티)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임대료 명목으로 3만달러(약 3600만원)를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보통 호주, 일본 등 수준있는 리그가 아닌 동남아 리그 선수를 데려올 경우 구단이 해당 선수를 써주는 대가로 수익창출을 한다. 실례로 인천은 작년 여름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받고 말레이시아 선수를 데려오기로 했다가 막판에 선수측 사정으로 무산된 적이 있다. 또 지난해 일본에서 데려온 와다의 경우 구단이 월세집과 중고 승용차만 제공하고 연봉 없이 뛰는 조건이었다. 지난해 인천에서 3경기-1골을 기록한 뒤 올해 광주 소속인 와다는 김 감독이 외국인 선수 영입 비용이 없다는 구단 재정사정때문에 지인을 통해 무보수로 영입한 케이스다.

인천 구단의 쯔엉 마케팅에 각종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 가지 알려진 사실은 있다. 쯔엉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인물이 인천시 시의원의 아들이라고 한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