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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걸그룹까지 대륙 자본...K-POP 이러다 C-POP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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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와 방송에 이어 가요계까지 대륙이 손을 뻗치고 있다. 중국 최대의 미디어 기업이 화책미디어가 다음 달 걸그룹 'MIXX(믹스)'를 선보이며 가요계 접수까지 꿈꾸고 있다. 이제 중국은 한국 연예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공룡이 됐다.

▶영화 방송은 이미 대륙 차지?

영화계는 중국에서 이미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4대 배급사중 하나인 NEW는 지난 해 10월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책미디어와 합자법인 '화책법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에 앞서 화책미디어는 NEW에 53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화책합신'은 한국영화 '마녀' '뷰티인사이드' '더 폰'등을 중국판으로 리메이크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이미 몇년 전부터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보다 더 대규모의 행사를 열며 관심몰이에 나서는 상황이다. 강제규 이재한 등 한국의 대표 감독들은 앞다퉈 중국 자본으로 중국영화를 만들어냈고 송승헌 손예진 등 톱스타급 배우들도 대부분 한두번 쯤은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

드라마의 경우도 중국의 영향력은 무시 못하는 수준이다.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는 화책미디어가 투자에 참여하고 NEW에서 제작을 맡았다. '태후'의 성공으로 많은 중국의 엔터테인먼트기업들이 한국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인기 드라마 PD들은 이미 중국으로 향한 경우가 많다. '별에서온 그대'의 장태유 PD는 중국 드라마 '몽상합화인'을 만들었고, '육룡이 나르샤'의 강신효 PD는 중국판 '커피프린스 1호점' 리메이크를 제작한다. 예능에서도 '패밀리가 떴다'의 장혁재 PD,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PD 등 스타급들이 대거 대륙행을 택했다. '프로듀샤'를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는 중국 DMG그룹이고 심엔터테인먼트,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도 화이브라더스와 에스지 인베스트먼트 등 중국 기업이 최대 주주다. 김수현의 키이스트는 소후닷컴이 2대주주다.

▶K-POP을 C-POP으로 바꿀까?

이미 중국은 한국의 음원시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에 355억원을 투자해 지분 4%를 확보했고, 중국 CMC는 JYP와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FNC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2%는 쑤닝유니버설미디어가 가지고 있다.

EXID의 기획사 예당 엔터테인먼트는 한중 합작 기업으로 거듭나며 이름을 바나나 컬쳐로 바꿨다. MBK엔터테인먼트 소속인 티아라는 중국 롱전과 50억대 투자 계약을 맺고 활발하게 중국 활동을 펼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중국이 예전처럼 기획사 투자 형식이 아니라 실물 콘텐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태양의 후예'가 그렇고 티아라의 경우가 그렇다. 그리고 급기야 걸그룹을 내놓는 상황까지 됐다.

화책미디어가 한국에 설립한 기획사 차이코 엔터테인먼트는 오는 5월 첫번째 주자로 걸그룹 'MIXX(믹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M'은 동기부여의 motivative, 'I'는 강렬한 인상을 의미하는 impression, 그리고 'xx'는 여성의 염색체를 뜻한다. 1994년생 2명과 2000년생 4명으로 평균 신장 169cm에 수려한 비주얼과 음악적 실력을 갖춘 멤버들로 포진된 'MIXX'는 21일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졌다.

차이코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4명의 소녀가 들려줄 발랄하고 부드러운 감성의 음악 색채가 기존 걸그룹들과는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가요관계자는 "그동안 투자 형식으로 진행되던 중국의 한국 가요시장 진출이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 중심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며 "한국에서 제대로 키워 중국으로 잠재력을 폭발시키겠다는 계획일 수도 있다. 한국쪽 입장에서도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윈윈할 수 있는 기획과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