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성의 원맨쇼, 혜리·강민혁의 아쉬운 연기, 그리고 결말이 훤히 보이는 스토리까지. 모두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뻔한 드라마였다.
지난 20일 첫 방송 된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유영아 극본, 홍성창·이광영 연출) 1회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 잭슨을 키운 신석호(지성)가 KTOP엔터테인먼트의 이준석(전노민) 대표, 김주한(허준석) 실장의 계략으로 모든 걸 잃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딴따라'는 정상에서 기고만장했던 신석호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그리는데 60분을 썼다. 잭슨을 발굴한 장본인으로 연예계를 쥐락펴락하는 신석호는 파파라치 사진을 돈으로 사고 음원 차트를 조작했으며 방송국 스태프들에게 갑질을 서슴지 않았다.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다. 물론 잭슨을 향한 진심 또한 가득했다. 자신의 친동생처럼 아끼고 감쌌던 신석호는 부모님보다 더 끔찍이 잭슨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잭슨과 함께 KTOP을 벗어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 출발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볼 KTOP의 이준석 대표가 아니었다. 신석호를 믿고 따랐던 김주한을 꾀어 배신을 맛보게 한 것. 신석호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교도소에 붙들린 틈을 타 잭슨과 재계약을 하는 등 뒤통수를 쳤다. 가족보다 더 소중했던 잭슨, 그리고 믿었던 후배 김주한에 배신당한 신석호는 좌절했고 곧이어 닥친 투자사들의 반발로 투자금을 뱉어내야 했다. 투자사들의 돈을 메꾸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어렵사리 동료 한 명이 손을 내밀었지만 이는 도움이 아닌 조롱이었다. 과거 동료를 저버린 신석호는 똑같은 방법으로 동료들에게 외면받게 된 것. 허탈한 마음에 부산 시내를 떠돌던 신석호. 그의 귀에 조하늘(강민혁)이 부른 학원 CM송이 들렸고 눈이 번쩍 뜨일 가능성과 희망을 찾았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펼쳐낸 지성은 부족함이 없었다. 행복과 좌절, 코믹과 슬픔을 한데 표현한 그는 '대상의 품격'답게 완벽히 소화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1회에 너무 많은 감정선을 연기하다 보니 소화불량을 느끼는 시청자도 상당했다. 부족함은 없었지만 너무 과했다는 평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는 것.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이 부담으로 곳곳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정그린 역의 혜리와 조하늘 역의 강민혁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혜리는 전작 tvN '응답하라 1988' 덕선이를 벗어나지 못한 캐릭터로 김을 뺐다. 여기에 부정확한 발음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별다른 스토리를 보여주지 못한 강민혁도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이 흐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1회에서 10여분 등장한 두 사람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엔 너무 부족한 시간이기도 했지만 워낙 기대치가 컸던 터라 실망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배우들의 아쉬움도 컸지만 '딴따라'에서 가장 안타까움을 자아낸 대목은 바로 스토리다.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으며 컸지만 우연히 왕자님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서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흔한 동화 속 이야기를 예상하게 만든 것. 엔터테인먼트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중 최고로 꼽히는 '온에어'가 아닌 최악으로 꼽히는 '트로트의 연인'과 분위기부터 전개까지 비슷하다는 핀잔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청자의 마음을 빼앗아야 하는 첫 방송부터 적잖이 실망감을 안긴 '딴따라'는 결국 동시간 최하위 시청률인 6.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신호탄을 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겠지만 이번 '딴따라'의 첫술은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KBS2 '태양의 후예' 핑계도 이번 주가 마지막. 과연 '딴따라'는 시청자의 따끔한 충고를 받아들이고 꿀잼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딴따라'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