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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신태용 감독, "2승1무" 조1위 밑그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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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오스트리아를 거쳐 올림픽 무대 브라질까지. 20일간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장기 출장을 마친 신태용(46)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회 연속 메달권 진입을 위한 밑그림과 함께 귀국했다.

"2승1무로 조 1위를 하겠다"는 일성. 막연한 의지가 아니다. 전략적 판단에 따른 냉철한 목표다.

브라질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 추첨을 마치고 20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신 감독은 "D조의 강력한 1위 후보 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피하려면 한국이 최소한 2승1무를 거둬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야 한다"고 목표를 분명히 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독일, 멕시코, 피지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피지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독일과 2차전, 멕시코와 3차전을 치른다. 피지는 최약체로 평가받지만, 세계적인 축구 강국인 독일과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팀 멕시코는 한국에게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하지만 신 감독은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며 "비교적 무난한 조편성"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 감독이 꼽은 조별리그의 최대 승부처는 독일전. 독일을 꺾어야 무난히 조 1위를 할 수 있고, 8강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다. 신 감독은 "우리가 피지를 무조건 이긴다는 전제 아래 독일전에 100% 올인할 것"이라고 천명하며 "이기든 비기든 혹은 지든 상관없이 독일전에 승부를 걸고 난 이후 멕시코와의 경기에 어떻게 대비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과 멕시코는 우리와의 경기에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피지전에서 (전술을) 숨길 것은 최대한 숨기면서 이기고, 독일전에 최선을 다해 이기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올림픽 조 추첨식 참석에 앞서 지난 1일 유럽으로 향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뛰고 있는 유럽파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조 추점을 하기 전이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독일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도 체크했다. 신 감독은 "독일이 유소년 시스템이 잘 정착된 덕분에 올림픽 대표팀도 가히 국가대표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왔더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독일이 이번 올림픽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가 아닌가 한다"고 전망했다.

신 감독은 3차전 상대인 멕시코에 대해서도 "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멕시코는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많이 만나본 팀이기 때문에 우리가 겨뤄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한국 특유의 축구와 정신력을 보여주면 밀리지 않는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확신했다.

신 감독은 조추첨 이후 한국의 경기가 열릴 각 도시의 경기장도 둘러봤다. 한국은 살바도르에서 1, 2차전을 치른 뒤 브라질리아에서 3차전을 갖는다. 신 감독은 "브라질이 축구의 나라인 만큼 경기장이나 훈련장에는 문제가 없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다만 "살바도르는 연평균 기온 25~30도로 온화하지만 브라질리아는 겨울에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며 "베이스캠프를 어느 도시에 차릴 지도 잘 고민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은 현지 풍토병 예방주사 등 경기 외적인 문제로 적잖은 고생을 했다. 그때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올림픽 대표팀은 3월부터 현지 적응 준비를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신 감독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올림픽까지 100일여 남겨둔 시점. 신태용호는 오는 5월 소집한 뒤 6월 초 A매치 기간을 활용해 올림픽 무대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감독은 "올림픽팀 마지막 소집인 데다 의무 차출인 만큼 가능한 한 모든 선수를 다 차출할 것"이라며 "훈련은 국내에서 할지 해외에서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