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감독 김성근을 흔들지마라. 이제 몇 경기했을 뿐이다."
전 한화 이글스와 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이 최근 흔들리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이글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2016시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한화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는 18일 현재 13경기에서 2승11패. 최근 5연패 부진에 빠지면서 최하위(10위)를 달리고 있다. 에이스 로저스, 안영명 등 선발 투수진의 주축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 일본인 투수 코치가 안 좋은 모양새로 중도 사퇴했고, 운영팀장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됐다.
김인식 위원장은 1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현재 한화 구단에 있지 않아서 이렇게 말하는게 조심스럽다. 그런 만큼 외부에서 말할 때는 그 사람들의 현실을 감안해서 얘기를 하는 게 맞다. 현재 한화는 제대로 던질 투수가 없는게 맞다. 선수가 없는 현실에선 못 던지는 경우 조기강판이 빈번할 수밖에 없다. 밖에선 왜 자꾸 교체를 하느냐고 하지만 실제 감독 자리에 앉아 보면 그만큼 어렵고 힘들다"고 했다.
김인식 위원장은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고 했다. "시즌 초반인데 어떻게 던질 투수가 이렇게 많이 빠져 있는지 그게 궁금하다." 준비를 잘 하는 김성근 감독에게 말못할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인식 위원장은 "한화가 현재 부진으로 이번 시즌 당분간 고전이 불가피하다. 로저스 안영명이 돌아오더라도 현재 까먹은 걸 만회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하나로 뭉치는 팀워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화 구단은 팀분위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았다. 팀 득점권 타율(0.212)과 팀 평균자책점(7.00) 모두 최하위(10위)를 기록 중이다. 투타가 모두 무기력한 모습이다. 선수들의 표정도 전체적으로 어둡다. 구단도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코치들이 왜 가만 있는지 모르겠다. 눈밖에 날 각오로 팀 분위기를 다잡는 그런 코치들이 나와야 한다. 구단도 이럴 때 감독을 더 돕고 보호하는 제스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 감독에게 조언을 했다. "모두 내 잘못이다"라는 식으로 정면돌파할 것을 권했다.
요즘 김 감독은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팬들은 김 감독의 지도 방식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감독의 '독불장군'식 지도력에 '마리한화'라고 칭송했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다.
김 위원장은 "야구가 요즘 달라진다고 하는데 큰 줄기는 그대로다. 김성근 감독이 조금씩 변하는 야구를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이와는 상관없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우리 야구의 현실과 한화 의 현재 상태를 잘 보고 말들을 해야 한다. 현실을 모르면서 너무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한화를 더 흔들지 말고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