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여부 판단은 더 지켜봐야 할 수 있다."
LG 트윈스 '외야수' 이형종(27)은 올해 4경기에서 11타석에 나와 6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타율 5할4푼5리를 마크하고 있다. 6개의 안타 중에 홈런 1개와 2루타 1개를 기록해 장타율이 8할1푼8리에 달한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분명 팀내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지닌 타자 중 하나다.
그런데 원래 이형종은 최고의 투수 유망주였다. 서울고 에이스 출신으로 200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었다. 하지만 1군 무대에서 투수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2010년 2경기에 나와 9⅔이닝을 던져 1승에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한 게 전부. 결국 이형종은 한때 야구를 포기하고 구단을 떠나 골프 선수로 변신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야구에 대한 목마름이 컸다. 그래서 야구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투수가 아닌 타자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올해는 그런 이형종이 본격적으로 타자로 시험무대에 오른 시즌이다. 일단 시즌 초반 분위기는 좋다. 성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성공적인 변신'이라는 평가를 생각해볼 만 하다.
하지만 아직 LG 양상문 감독은 확실한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큰 변신을 한 만큼 더 신중하게 많은 기회를 주어본 뒤에 평가해야 한다는 게 양 감독의 생각이다. 양 감독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형종에 관해 "아직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이르다. 더 지켜본 뒤에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사실 양 감독의 생각이 합리적이다. 겨우 11타석에서 잘 친 것으로 완전히 타자 전향에 성공했다고 하는 건 성급하다. 양 감독은 "지금도 변화구 대처 능력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완전하지 않다. 타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면서 "그래도 수비는 곧잘 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양 감독은 이형종에게 긴 호흡으로 다양한 기회를 줄 계획이다. 당장 주전 외야수감은 아니지만, 대타 등으로 출전 기회가 많이 부여될 듯 하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