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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의 확률 넘은 호날두, 이것이 슈퍼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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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의 확률이었다.

1955년 유러피언컵(유럽챔피언스리그 전신)이 설립된 이래로 1차전에 0대2로 패한 678번의 경우에서 2차전에 역전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예는 115번 밖에 없었다. 17%에 불과했다. 1992~1993시즌 유럽챔피언스 리그 개편 이후 토너먼트 1차전에서 0대2로 패한 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예도 2번 밖에 없었다. 홈이점에도 불구하고 레알 마드리드의 역전 4강행을 예상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에게 17%는 큰 벽이 아니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15~2016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호날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3대0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0대2로 패하며 궁지에 몰렸던 레알 마드리드는 합계 스코어 3대2로 대역전극을 이루며 극적인 4강행에 성공했다.

호날두의 원맨쇼였다. 호날두는 3일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2대1) 결승골, 9일 에이바르전 1골-2도움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볼프스부르크와의 UCL 8강 2차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을 허문 카르바할의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은 호날두는 2분 뒤 크로스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침투하던 방향만 바꾸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1분 프리킥으로 기어코 해트트릭을 성공시키며 4강행을 확정지었다. 3골이 필요했던 순간, 호날두가 그 3골을 모두 마무리했다.

호날두는 이번 해트트릭으로 UCL 통산 5번째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라이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함께 UCL 리그 최다 해트트릭 기록자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번 시즌 16호골로 올 시즌 UCL 득점 선두를 질주했다. 그는 7골만 추가하면 UCL 100호골 고지를 점령한다. 호날두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골은 내 DNA에 들어있다"며 "우리는 위기를 넘기려고 했다. 마술 같은 밤을 기대했다. 오늘이 내 유럽리그 경기 중 '가장'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의 날들 중 하나"라며 기뻐했다.

사상 첫 UCL 4강행에 성공한 맨시티에도 케빈 더 브라이너라는 슈퍼스타가 있었다. 맨시티는 같은 날 영국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서 열린 파리생제르맹과의 UCL 8강 2차전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원정 1차전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던 맨시티는 1승1무로 준결승에 올랐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행이었다.

맨시티는 지독한 유럽챔피언스리그 불운에 시달리고 있었다. 맨시티는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5400만파운드를 투자해 더 브라이너를 데려왔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더 브라이너 발끝을 통해 UCL을 정복하겠다는 의도였다. 더 브라이너는 가장 중요한 순간 맹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더 브라이너는 시종 경기를 지배했다. 박스 근처에서 상대 허를 찌르는 침투패스로 파리생제르맹의 수비를 흔들었다. 날카로운 패스와 연계로 공격의 매서움을 더했다. 더 브라이너는 골이 필요한 후반 31분 절묘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해결사 기질까지 발휘했다. 2일 본머스전에서 부상에서 돌아온 더 브라이너는 2번의 4강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맨시티의 새로운 에이스임을 확실히 했다.

슈퍼스타가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