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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시간이탈자' 조정석, '납득이' 넘어 '훈남'전문배우 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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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 캐릭터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조정석이 이제 어느새 '훈남' 이미지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시간이탈자'까지 여심을 설레게하는 캐릭터로 눈길을 끄는 것. 특히 이번 '시간이탈자'에서는 80년대 순수남 지환 캐릭터로 풋풋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80년대라고 하지만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촬영할 때는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런데 개봉 앞두고 만들어진 영화를 보니까 좀 독특하긴 하더라.(웃음) 당시 헤어스타일을 감독님이 조사하고 분장팀과 회의해서 만든 스타일이다. 머리가 좀 길어야 해서 촬영 초반에는 부분가발을 사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리가 길어져서 가발을 하지 않았다. 영화에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다행이다.

-직접 피아노 치는 장면도 있던데.

▶촬영 직전까지 연습했다. 음악 선생님이라 좀 잘 칠 필요가 있었다. 편집이 잘돼 정말 잘치는 것처럼 나온 것 같다.(웃음)

-80년대 캐릭터라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나.

▶솔직히 나는 80년대 기억이 많이 나는 편이다. 4살때 외할머니댁이 공항동에 있었는데 그때 재래시장이며 놀이터, 당시 건물 생김새까지 다 생각난다. 88올림픽때 굴렁쇠 소년이 아마 나보다 한살 어렸을 거다. 그리고 2008년에 '내마음의 풍금'이라는 뮤지컬을 했었다. 80년대를 배경으로한 작품이라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며 연기했다.

-임수정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임수정은 80년대 윤정과 2015년의 소은을 연기했다. 만약 이 두 캐릭터가 '지킬과 하이드' 같았다면 오히려 연기하기 쉬웠을 거다. 하지만 윤정과 소은은 같은 듯하면서 다른 인물이다. 그건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다. 그 미묘한 느낌을 임수정은 완벽히 표현해내더라.

-곽재용 감독과도 처음이다.

▶솔직히 나는 어릴 적부터 곽재용 감독님 팬이었다.(웃음) 초등학교 때 다들 '우리들의 천국' OST '아껴둔 우리 사랑을 위해'를 부를때 나는 곽재용 감독님 영화의 OST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불렀다. '엽기적인 그녀'를 볼 때도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무박2일 부산 여행을 가서 남포동 부산극장에서 봤다. 실제로 같이 작업을 해보니 곽 감독님의 감성에 놀랐다. 그 감성이 영화에 그대로 묻어있는 것 같다.

-촬영 중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영화를 보니까 정말 많이 뛰어다녔더라(웃음) 특히 마지막 옥상 액션장면이 정말 힘들었다. 12월에 촬여을 해서 정말 추웠는데 살수차로 비를 뿌리고 있는 상황에서 셔츠만 입고 촬영을 했다. 비에 옷이 젖어서 다 보이니까 보호장비를 하고 촬영할 수도 없었다. 등장하는 각목도 진짜 각목이었다. 촬영 다음날 일어나보니 배가 너무 아파서 보니 기찻길이 나있더라.(웃음) 각목으로 배를 심하게 맞았다.

-임수정과의 키스신은 편집된 것 같다.

▶아쉽다.(웃음) 하지만 내가 연기한 지환과 윤정은 이루어질 수 없는 느낌이어야 했다. 건우(이진욱)과 소은은 다시 만나는 느낌이라 내 키스신은 삭제됐다.

-전작으로 인해 흥행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

▶내 작품은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 흥행은 솔직히 모르겠다. '특종: 량첸살인기'(이하 특종)를 보고 ''건축학 개론'이나 '관상'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정말 크게 흥행한거구나'라는 것을 느꼈다.(웃음) '특종'은 거의 원톱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컸는데 이번에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이라 조금 덜하긴 하다. 느와르도 해보고 여러가지 도전을 하면서 나를 바라봐주시는 분들에게 '그래, 이런게 조정석이지'하는 작품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납득이' 이미지로 인해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솔직히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영화에는 '톤앤매너'라는 것이 있다. 진지한 영화에서 무작정 웃기려고 할 수 없다. 경계선이 있는데 그걸 지켜야 한다. 이번 영화에서도 "2000년대에는 물도 사먹어" 정도가 내 애드리브다. 그때는 임수정 씨가 말도 안된다는 듯이 잘 받아줘서 좀 재미있긴 했다.(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