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올해 우려속에 출발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갔다. 박병호 유한준이 빠진 타선도 걱정이지만 마운드는 그야말로 패닉이었다. 에이스 밴헤켄이 일본으로 건너갔고, 마무리 손승락은 FA로 롯데행을 선택했다. 한현희가 일찌감치 팔꿈치 수술을 했고, 조상우는 선발 전환했다가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받으며 시즌아웃됐다. 사실상 마운드를 새로 짜야하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이 꼴찌 후보로 놓는게 당연했다.
그런데 12일 현재 넥센은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4경기서 3승1패를 달리고 있다. 1일 롯데와의 개막전서 패했지만 이후 3연승. 고척 돔 승리의 원동력은 마운드다. 넥센은 4경기에서 총 12실점을 해 경기당 3실점씩만 했다. 투수의 자책점만으로 본 평균자책점은 2.50.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그만큼 스카이돔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 원정 경기 평균자책점이 5.56으로 홈보다 훨씬 나빴다.
지난해 넥센의 목동 홈경기 평균자책점은 4.79였다. 10개구단 중 7위였다. 원정경기는 5.03으로 더 높지만 전체 순위로는 4위. 타구단과 비교하면 원정이 홈보다 더 좋았다고 볼 수도 있다.
스카이돔은 지난해 쓰던 목동구장보다 훨씬 큰 구장이다. 목동구장은 좌우 98m, 중앙 118m였고, 특히 좌중간, 우중간이 깊지 않았지만 스카이돔은 좌우 99m, 중앙 122m에 펜스 높이가 3.8m나 된다. 게다가 좌중간, 우중간이 깊어 그만큼 더 크다. 선수들도 "잠실구장처럼 크게 느껴진다"라고 했다. 여기에 타구도 그리 잘 나가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여간해선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 선수들도 정말 잘맞혀야 홈런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니 당연히 투수들이 자신감 있게 던진다. '실투하면 홈런맞는다'라는 부담속에서 던지던 목동과 달리 '웬만해선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라는 스카이돔에서 더 자신있는 피칭이 가능한 것.
넥센이 지금처럼 좋은 페이스를 계속 유지할지는 아직 모른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력이 떨어진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 그러나 스카이돔 효과가 계속된다면 마운드의 힘으로 버틸 수 있을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