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들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유니폼에는 수많은 기업의 로고와 제품명이 새겨져 있다. KBO리그 선수들의 헬멧 좌우와 유니폼 상의 정면 상단 좌우, 유니폼 상의 소매 좌우에 브랜드나 기업명이 들어간다. 전부 돈이다. 연간, 또는 다년계약을 통해 큰 돈을 받는다.
국내 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모기업이 있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등 모기업이 있는 구단들은 눈에 가장 잘 띄는 상위 중앙 대형 로고를 자연스럽게 차지한다. 이는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지원금을 지불하는 데 대한 당연한 대가다. 지원금은 광고계약 형식을 빌린다. 최근 들어서는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모기업 자회사 광고 뿐만 아니라 전혀 연관이 없는 기업 광고도 유치하고 있다. 이는 KBO리그의 높아진 인기 덕분이다. 또 자생구단인 넥센 히어로즈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유니폼 부위별로 광고금액은 큰 차이가 난다. 주로 TV중계시 노출 빈도가 잣대다. 모기업과의 연관성 때문에 정확한 가치분석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넥센을 기준으로보면 가장 정확하다. 유니폼 상의 중앙을 제외하고는 유니폼 왼쪽 소매광고가 가장 비싸다. 수억원에서 10억원이 넘어가기도 한다. 그 다음은 유니폼 상의 좌우 상단 광고, 이후 헬멧 왼쪽, 유니폼 오른쪽 소매, 헬멧 왼쪽, 수비 모자 측면 순이다. 유니폼 뒷면 상단에도 작은 로고를 붙인다. 이곳이 제일 싸다. 하지만 최근 야구 인기를 반영하듯 모든 부위 광고는 억대를 호가한다.
각 구단은 유니폼 스폰서 계약 규모를 대외비로 규정하고 있다. 계약주체간 협의사안이기도 하고, 향후 신규계약이나 계약연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2007년 유니폼 소매와 헬멧 한쪽에만 허용하던 광고를 양쪽으로 확대했다. 포수 뒷편 보드 광고 역시 녹색이나 청색에 흰 글씨만을 허용했지만 올해부터는 유색광고도 괜찮다. 이 때문에 경기중 선수들의 시야방해로 인한 지적도 간혹 나온다. 하지만 이는 마케팅 강화를 기반으로 한 구단의 자생력 키우기 일환이다.
메이저리그는 기본적으로 유니폼 광고나 패치를 금하고 있다. 구단 로고가 전부다. 메이저리그는 따로 유니폼 광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규모 중계권료 계약과 통합 마케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유니폼은 구단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 증폭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일본 프로야구는 센트럴리그의 경우 홈팀만 유니폼 상단, 헬멧 측면 등 일부에만 광고를 붙인다. 원정팀은 광고 부착을 금한다. 퍼시픽리그는 광고 부착을 허용하고 있지만 KBO리그에 비해 정도는 덜하다. 일본 역시 입장료와 중계권료, 전광판 등 통합마케팅에 더 주력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