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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이경규X마리텔, 왜 이제야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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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이경규와 '마이리틀텔레비전', 왜 이제야 만났을까.

'예능 대부' 이경규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마치 물 만난 고기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눕방'(누워서 하는 방송)에 이어 '낚방'(낚시하는 방송), '말방'(말을 타는 방송) 등을 탄생시키며 1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마이리틀텔레비전' 정규 방송에서는 이경규의 낚시 방송 결과가 공개됐다. 이경규는 충청도 저수지에서 야간 붕어 낚시에 도전하며 "붕어 20마리를 잡지 못하면 입수하겠다"고 폭탄 선언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경규는 "제가 2시간 만에 60마리를 잡은 적이 있다"며 성공을 확신했지만 결국 18마리에 그쳐 입수를 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순위 발표 직전, 이경규는 결심한 듯 상의를 탈의하고 저수지에 뛰어 들었다. 오들오들 떨던 이경규는 1위 소식에 두 팔을 크게 벌리며 환호했지만, 엄습하는 추위에 바로 몸을 수그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경규는 10일 진행된 인터넷 방송에 출격해 말타기에 도전했다. 전반전에는 타는 법을 배우고 나중에는 직접 말을 타본다는 계획이다. 실제 말을 탄 것은 몇 분 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1위는 이경규의 차지였다. 이경규는 기뻐하며 "다음 주는 진짜 소(牛) 타야겠다. '워낭소리'"라고 예고했다.

'마이리틀텔레비전'의 박진경 PD는 앞서 스포츠조선에 "방송을 1년 가까이 해보니까 사실 섭외 전에 대략적으로 결과가 보인다"라며 "이경규는 그야말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최적화된 예능인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쯤되니 그 말의 의미가 실감난다.

이경규는 '마리리틀텔레비전'이 추구하는 '1인 기획자'의 면모를 갖췄다. 제작진의 출연 제안을 받은 이경규는 본인이 생각한 아이템들을 얘기하고 제작진과 조율해서 방송을 준비했다고 한다. 공감을 주는 소재부터 긴장감을 잡은 미션까지, '몰래카메라'와 영화 연출로 쌓은 프로그램 구성력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방송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경규는 소재의 한계가 없는 인터넷 방송의 강점을 200% 살렸다. 누워서 강아지를 돌보거나 저수지에서 낚시를 하는 것은 이경규 본인의 일상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었다. 1인 방송에서는 누구나 MC가 될 수 있고 배우도, 가수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소통에 있어서도 인터넷에 친숙한 아이돌 출연자보다 더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평소대로 강아지를 돌보고 낚시를 하니 방송에 주의가 덜 쏠리고, 대신 네티즌의 반응에 집중할 수 있다. 자신이 내뱉은 말은 꼭 지키다보니 그의 말 한마디에 더욱 관심이 가고,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방송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대담한 진행력 또한 이경규의 강점이다. 그는 방송이라는 틀에 갖혀 인위적인 장치들을 고민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자신있게 방송에 임했다. 진행자가 흔들리면 유동성이 빠른 네티즌은 금새 알아보고 빠져나간다. 이경규는 배짱넘치는 진행은 뒤에 뭐가 나올지 궁금증을 자극하며 네티즌의 눈과 귀를 묶었다.

"다음에는 소를 타겠다"는 이경규의 발언에 벌써 네티즌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당분간 이경규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ran613@sportschosun.com /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