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했다.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장수연(22·롯데)은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두 번째 샷을 그린에서 20m 떨어진 지점까지 붙인 뒤 세 번째 샷에서 러닝 어프로치를 시도했다. 승부수가 적중했다. 공은 그대로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두 타를 줄인 장수연은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스코어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려놓고 경기를 마쳤다.
이제 이승현(26·NH투자증권)과 이다연(19)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이승현이 17번 홀(파3)에서 파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장수연의 우승이 결정됐다. 챔피언조의 이다연은 16번 홀(파4) 보기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선두권에서 추락했다.
장수연은 우승의 한을 풀었다. 이날 8언더파 64타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장수연은 KLPGA 정규 투어 생활을 시작한 2013년 이후 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원.
무려 74개 대회(아마추어 시절 포함 시 준우승 4회) 만의 우승이었다. 장수연은 아마추어 시절인 2010년 9월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고 프로 데뷔 이후인 2013년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 2014년 7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2015년 6월 비씨카드 한경레이디스컵 등에서 세 차례 2위를 한 것이 개인 통산 최고 성적이었다.
2013년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3년 만에 개인 통산 6승째를 노렸던 양수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시도한 두 번째 샷이 홀 왼쪽 러프로 향하면서 11언더파 277타, 이승현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조정민(22·문영그룹)과 아마추어 최혜진(17·부산 학산여고)은 전반 9개 홀에서 부진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일찌감치 밀려났다. 2타를 줄인 최혜진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 조정민은 8언더파 280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