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남지만 나쁘지 않다. 관중동원 핵심 구단인 엘롯기(LG-롯데-KIA)가 2016년 초반 5할승률로 시즌을 열었다. 9일 현재 롯데는 4승4패, KIA와 LG는 3승3패다.
세 팀은 지난 겨울 완전히 다른 전략을 추구했다.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을 FA로 영입하면서 꽤 큰 투자를 했다. 황재균과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좌절되면서 기존 전력 누수도 없었다. FA 송승준도 잔류시켰다. KIA는 헥터 노에시를 170만달러에 영입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전력강화 요인이 없었다. LG도 정중동이었다. 포수 정상호의 FA영입이 전부였다. 오히려 불안감은 가중됐다. 외국인투수 스캇 코프랜드를 최근에서야 영입했다.
겉으로만 보면 롯데는 5할 승률 상회라는 기대에 못미치고, LG와 KIA는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스타트다.
롯데는 삼성과 1승1패, 넥센과 1승2패, SK와 2승1패를 주고받았다. 기록으로만 보면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 3.39(1위), 팀타율 0.299(2위)다. 투타 성적으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어야 했지만 타선 응집력이 아쉬웠다.
LG와 KIA는 당초 예상대로 마운드보다는 타선이 문제다. LG는 팀평균자책점이 3.43으로 3위, KIA역시 3.91로 전체 5위다.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는 로저스의 부상이탈로 고생중인 한화(6.02)다. 팀타율은 KIA가 0.223으로 꼴찌다. LG도 0.233으로 8위, 거기서 거기다. LG와 KIA는 허술한 방망이를 마운드가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반등 시기와 폭이 문제다.
지난해 엘롯기는 가을야구 동반 실패를 경험했다. 8년만이었다. 2015년 KBO리그는 10개구단 체제로 호기롭게 출발하며 800만관중을 기대했지만 실패했다. 메르스 여파도 있었지만 엘롯기 부진도 무시못한다. 올해는 고척돔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등 확실한 호재가 있다. 여기에 엘롯기가 선전하면 관중동원에선 폭발력이 더해진다.
올해 관중은 지난해에 비해 큰폭 증가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나 늘었다. 2경기 밖에 되지 않지만 대구관중이 140%나 증가했고, 고척돔 3경기도 35% 관중이 늘었다. 잠실 LG홈게임도 두차례 연속 만원관중으로 시즌을 열어젖혔다. 상대가 '마리한화'여서 더욱 흥이 났다.
향후 관중동원 변수는 엘롯기, 이들 세팀의 성적이다. 팬들은 냉정하게 세팀을 우승전력으로 분류하진 않는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가을야구만 할 수있다면 대만족이다. 이후 구름관중은 실과 바늘처럼 따라 다닐 것이 분명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