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송 커플 응원하지 말입이다" "너무 좋아하는 형, 누나 두분이 나오는 거라서 부럽다."
'절친' 송혜교-송중기 커플을 대놓고 지원사격했던 유아인이 마침내 '태후'에 떴다. 2016년 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세 배우' 3명을 한날 한시에 보는 '안방 호사'에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유아인은 6일 밤 방영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은행원 '엄홍식'으로 깜짝 등장했다. 개업의를 꿈꾸며 해성병원에 호기롭게 사직서를 제출한 강모연(송혜교)은 대출을 위해 은행을 찾는다. 은행원 엄홍식은 "지난번 대출 상담받으셨을 때는 해성병원 VIP 병동 교수였는데 지금은 그냥 의사면허 있는 창업 꿈나무 아니냐. 사실상 무직이다"라며 대출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방송 전부터 폭발적인 기대를 모았던 유아인의 등장은 초반 '42초 대출신'에 짧게 스쳐지나갔지만, '신스틸러' 엄홍식의 존재감은 역시 특별했다. '로코의 신' 김은숙 작가와 파격적인 유아인이 통했다. 은행원 이름표에 유아인의 실명인 '엄홍식' 세글자를 새겼다. 리얼과 픽션 사이, 깨알 농담에 눈밝은 시청자들이 환호했다.
'대세 배우' 송혜교 송중기 유아인의 얽히고설킨 커플 관계도는 볼수록 훈훈하다. '송송 커플' 송중기와 송혜교는 말할 것도 없다. '연인'이자 '전우'로서 최강 케미를 자랑한다. 심지어 이들의 멜로신은 때로 '말도 안되는' 드라마적 설정과 상황도 '닥치고' 이해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송-송' 이기에 모든 게 이해되고 용서된다.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 지진, 납치, 인질극, 바이러스 창궐, 남북회담 경호까지 끝도 없이 펼쳐지는 극한의 상황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밀당'과 '사랑질'은 '말도 안돼' 하면서도 '너무 좋아' 하며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리얼리티 운운하는 '군필자'들의 질시는 질시일 뿐이다. 리얼리티는 '진짜사나이'로 족하다. 머리를 멈추고, 가슴을 뛰게 하는 송중기, 송혜교의 힘이다.
송중기 유아인은 2010년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꽃선비 동문이다. 송중기는 당시 바람둥이 '여림' 구용하역, 유아인은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걸오' 문재신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송중기는 "걸오(유아인) 역할이 정말 매력적이다. 실제 성격들을 보면 각자 캐릭터를 잘못 맡았다. 아인이가 은근 섬세하다. 걸오처럼 거칠지 않다. 나는 반대로 성격이 마초고 남성적이다"라고 털어놨었다. 이들은 당시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KBS '베스트커플상'까지 수상했다. 이후 6년이 흘렀다. 이들의 성장은 눈부시다. 유아인은 영화 '완득이' '베테랑' '사도'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등을 거치며 배우로서이 스펙트럼을 넓혀나갔다. 도전을 통해 변신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꿀피부 꽃미남' '성균관대 출신 엄친아'로 자신을 알렸던 송중기 역시 제대후 '태양의 후예'를 통해 배우이자 한류스타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굳혔다. 매력 넘치는 '능력남' 유시진 대위는 어쩌면 역대 배역 가운데 실제 송중기와 가장 싱크로율 높은 역할이다.
송혜교와 유아인의 인연 역시 각별하다. 같은 소속사 한솥밥 선후배다. 감각적인 이들은 절친들과 이태원 맛집 탐방을 즐긴다. 서로를 향한 호감을 스스럼없이 표현할 수 있는 편한 사이다. 유아인은 절친 송중기 송혜교의 드라마 촬영장에 '밥차'를 보낸 응원의 뜻을 드러냈고, 이번 '태후'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의리를 지켰다. '육룡이 나르샤' 촬영이 한창일 때 살인 스케줄 중 짬을 내 찍은 장면이다. 유아인은 "송혜교의 생일 파티 때 선물을 못 챙겨줬다. 그래서 비밀 선물을 하고 싶어서 '태양의 후예' 카메오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일 잘하고 매순간 잘생긴 대세 배우들이 '전우애'와 '의리'로 똘똘 뭉쳐, 밀어주고 끌어주며 만들어가는 '태후'는 훈훈하다. 이들이 내딛을, 다음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