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박병호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벌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시범경기에서 상대 선발 조 로스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는 미네소타의 마지막 시범경기로 박병호는 6번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박병호가 시범경기에서 삼진을 3번 당한 것은 지난달 3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이어 두 번째다. 이미 개막전 25인 로스터 진입을 확정한 박병호는 마지막 리허설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 선발인 조 로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3세의 신예 투수다. 데뷔 시즌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64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인 로스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앞서 4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5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는 5이닝 동안 12안타를 맞고 8실점했다. 로스는 직구 평균 구속이 93.4마일로 빠른 편이며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공끝이 위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싱커와 체인지업도 섞어 던지고,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박병호는 로스를 상대로 세 차례 모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1-3으로 뒤진 2회초 1사후 첫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초구와 2구 연속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한 뒤 3구째 가운데 코스로 살짝 떨어지는 83마일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박병호는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렸지만, 슬라이더 3개 모두 배트를 빗겨갔다.
5-4로 앞선 4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82마일 슬라이더에 또다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5로 앞선 5회에도 로스의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했다. 초구 가운데 슬라이더를 파울로 걷어낸 박병호는 2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헛스윙으로 보낸 뒤 3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볼로 골랐지만, 4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82마일 슬라이더에 힘차게 배트를 돌렸으나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로스는 박병호를 상대로 11개의 공 가운데 슬라이더를 9개나 던졌다.
박병호는 7회초 2사 1,2루서 대타 하이커 메네세스로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로써 박병호는 20게임에서 타율 2할5푼9리(58타수 15안타), 3홈런, 13타점을 올리며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박병호는 오는 5일 오전 5시5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역사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