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피겨의 샛별' 최다빈(수리고)이 2016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박소연(단국대)도 쇼트프로그램을 통과했다.
최다빈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가든에서 열린 대회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4.48점과 예술점수(PCS) 21.54점을 묶어 총점 56.02점을 받았다. 최다빈은 이날 출전 선수 38명 중 16위에 올라 24명이 진출하는 프리스케이팅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시니어 무대 데뷔전인 2월 4대륙선수권에서 8위로 선전한 최다빈은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한 세계선수권에서도 경쟁력을 확인하며 '포스트 김연아'로 입지를 두텁게 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얻은 값진 성과였다. 최다빈은 전날까지 감기 몸살로 고생했다. 조추첨식에 참석하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다. 오전 메인 링크 연습을 마친 뒤에도 열이 내리지 않았다. 얼음찜질로 응급처치를 했지만 2번으로 출전해야 하는 부담까지 있었다. 초반에 연기하는 선수들은 예술 점수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최다빈은 강했다. '마마, 아임 어 빅 걸 나우(Mama I'm A Big Girl Now)'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최다빈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처리한데 이어 플라이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최고 난도인 레벨4를 받아 가산점(GOE) 0.57점을 챙겼다.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서 0.20점을 감점 받은게 아쉬웠지만 이어진 더블 악셀를 완벽하게 처리한데 이어 스텝시퀀스를 레벨 3, 레이백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하며 연기를 마쳤다. 최다빈은 "4대륙에서 아쉬웠던 요소들을 잘 채워 만족스럽다. 점프가 연습했을 때처럼 나와 만족스러웠다. 스텝이나 스핀도 잘 됐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연습을 했던 요소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23번째로 연기한 박소연은 다소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았다. 박소연은 TES에서 27.04점, PCS 25.23점을 더해 총점 52.27점을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시즌 자신의 베스트 점수인 62.49점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2일 열린다. 이날 경기 뒤 프리스케이팅 조추점에서 최다빈은 10번째, 박소연은 3번째 순서를 각각 받았다. 이날 쇼프프로그램 1위는 그레이시 골드(미국·76.43점)가 차지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