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8)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마이너행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김현수와 볼티모어 구단의 계약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NBC스포츠 인터넷판은 1일(한국시각) 김현수의 계약이 이상하다고 보도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12월 볼티모어 구단과 FA로 2년 700만달러 계약했다. 또 그때 계약서에 만약 구단이 김현수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을 경우 구단은 김현수를 방출해야 하고 또 700만달러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는 단서가 들어가 있다고 전했다. NBC스포츠는 이 계약을 기본적으로 이상적인 룰 5 드래프트같다고 봤다. 김현수는 계약할 때 마이너리그가 아닌 빅리그에서 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오는 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김현수가 볼티모어 구단과 계약할 당시 김현수의 인기는 최고였다. 메이저리그 다수의 구단이 김현수에게 관심을 보였다. 또 일본 구단들도 김현수를 원했다. 친정팀 두산 베어스도 같은 입장이었다. 따라서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가 원하는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계약에 문제가 발생한 건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를 빅리그 로스터에 두고 싶어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김현수는 이번 시즌 시범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 적응에 실패하면서 44타수 8안타로 부진했다.
댄 듀켓 단장은 "김현수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트리플A에서 좀더 많은 타석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며 김현수에게 트리플A 노포크 타이즈행을 제안했다. 벅 쇼월터 감독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김현수는 최근 시범경기에서 계속 출전시키지 않고 있다.
볼티모어 구단은 김현수를 마이너로 내려보기 위해선 동의가 필요했고, 그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김현수는 최근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이 김현수가 구단의 마이너행 제안을 거부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보원: 김현수는 마이너행을 거부하고 있는 중. 거의 동의가 없을 경우 구단은 김현수를 계속 로스터에 유지하든지, 아니면 방출하고 700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적었다.
NBC스포츠는 김현수가 700만달러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김현수는 볼티모어를 떠나더라도 다른 팀(한국 등)으로부터 많은 영입 제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와 합의를 통해 700만달러를 주지 않고 방출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봤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