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올림픽은 험난한 여정이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정면돌파 외에 딴생각이 없다. 그는 "몇 번 시드를 받든 피지를 제외하고는 다 강팀이다. 만만한 상대가 없다. 시드 배정은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의 밑그림이 공개됐다. 일본 언론들은 31일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의 시드 배정이 완료됐다고 보도했다.
시드 배정 방식이 달라졌다. 개최국 브라질을 제외하고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5개팀은 최근 5개 대회와 대륙별 예선 성적이 기준이 됐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멕시코, 일본이 톱시드를 받았다. 한국은 나이지리아, 온두라스, 이라크와 함께 2번 시드에 포진했다. 3번 시드에는 스웨덴, 피지,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4번 시드에는 콜롬비아와 알제리, 덴마크, 독일이 위치했다.
한국과 일본의 최근 5개 대회 성적을 비교하면 한국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1996년 애틀랜타, 2008년 베이징 대회의 경우 한국과 일본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12년 런던 대회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시드니에선 일본, 아테네에선 한국이 8강에 진출했다. 런던에서는 3-4위전에서 맞닥뜨려 한국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아시아지역 예선 성적이 합산되면 얘기는 또 달라진다. 올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일본이 한국을 3대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과 준우승은 대우가 다르다. 일본이 간발의 차로 앞서 한국을 밀어내고 톱시드를 받았다는 해석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의 경우 개최국 영국을 비롯해 브라질(참가팀 중 올림픽 통산 최고 성적), 스페인(직전 월드컵 우승), 멕시코(유럽과 남미 제외한 대륙 국가 중 최상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가 톱시드를 받았다. 이어 대륙별로 포트를 배정해 조편성을 진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올림픽 조추첨 방식에 대해 통보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FIFA에 올림픽 조추첨 방식에 대한 질의서를 보낸 축구협회는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가 현실이 될 경우 최상-최악의 시나리오는 극과 극이다. 같은 대륙의 국가를 같은 조에 배정하지 않는 규정상 한국은 1번 시드 국가 중 일본을 제외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중 1개국과 같은 조가 된다. 개최국 브라질과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는 껄끄럽다. 지난 대회 챔피언이지만 그나마 멕시코를 만나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3번의 경우 피지가 금상첨화다. 그러나 대륙별 경우의 수가 복잡해 3, 4번 시드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평평한 길보다 가시밭길을 걸어야 할 확률이 더 높다.
신 감독의 말대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스스로 매듭을 풀 수밖에 없다. 그는 "최상과 최악의 조합을 맞출 수가 없을 정도로 만만한 팀이 없다. 조편성이 어떻게 되든 결과를 보고 본격적으로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리우올림픽 축구 조추첨은 14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나 축구장에서 열린다. 16개국이 출전하는 남자 축구는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 2위가 8강에 올라 토너먼트의 혈전을 펼친다. 첫 경기는 8월 4일, 대망의 결승전은 8월 21일 열린다.
신 감독은 1일 독일로 출국, 해외파를 점검한 후 브라질에서 열리는 조추첨에 참석할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