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안지만과 윤성환이 정규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8일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야구 선배로서 두 사람의 선수 생명을 망가뜨릴 수 없다. 이렇게 시간만 흐르다간 둘 모두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중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그때 상황에 맞는 조치를 하겠다. 그 전까지는 무죄추정원칙을 적용해 두 사람이 경기에 나설 수 있게 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류 감독은 "당장 개막 시리즈부터 출전시키겠다는 뜻은 아니다. 그 시기는 확실히 밝히기 힘들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29일 안지만은 개막전부터, 윤성환은 다음주 등판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둘에 대한 류 감독의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범경기 중반 "둘과 관련한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코칭스태프와 등판 일정을 잡고 둘 모두 한 번씩은 투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구단이 만류했다. 경찰 쪽에서 아무런 액션이 없는 가운데, 여론과 모기업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이 때 두 가지 변수가 튀어나왔다. 삼성 입장에선 호재로 느낄 만한 변화였다. 우선 잠잠하던 경찰이 수사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것도 서울지방경찰청장, 즉 우두머리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또 무적 신분 임창용이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와 함께 원정 도박을 한 오승환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던지고 있는 상황.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윤성환, 안지만의 거취 문제를 언제까지 끌어야 하냐는 의견이 내부적으로 나왔다.
결국 안지만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은, 구단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나올 수 있었다. "좀 더 지켜보자"고 구단이 사령탑을 만류했던 앞선 상황과는 분명 다르다. 이에 따라 올 시즌 삼성의 필승조는 심창민, 장필준, 박근홍, 안지만으로 확정이다. 선발진은 차우찬-장원삼-윤성환에 외국인 투수 2명이다. 둘 모두 시범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당장 실전을 치르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