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최고의 별은 오리온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오리온의 우승이 결정된 29일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수 87표 중 51표를 얻었다. 플레이오프 MVP에 올랐다. 상금은 1000만원.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올랐던 이승현은 프로 2년 차에 소속팀 오리온을 우승으로 이끈데 이어 MVP까지 석권했다.
이승현은 "운이 좋은 것 같다. 프로 2시즌 만에 우승하기가 쉽지 않은데, 챔피언에 올라서 감사하다"며 "신인 드래프트 때 'KBL의 두목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는데, 목표의 100%는 아니지만 한발 짝 다가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리온의 우승을 확정지은 날, 이승현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었다.
이승현은 "오늘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인데, 경기 끝나고 알았다. 너무 죄송하고 이 자리를 빌어서 축하드린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챔프전 직전 "(하)승진이 형의 몸상태가 너무 좋아서 걱정이 많았다. 동영상을 보면서 연구를 많이 했고, 목표한대로 막아서 좋았다"며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고, 도움 수비까지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MVP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는 김동욱을 꼽고 싶다. 나보다 더 힘들었을 텐데, 에밋을 잘 막아줬고, 무엇보다도 정말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마음의 짐을 좀 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언더사이즈 빅맨이다. 이승현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 키가 작다, 느리다는 수식어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자극이 됐다. 큰 선수도 충분히 막을 수 있고, 다른 면으로 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6차전, 그는 전반 끝나고 벤치에서 기도를 했다. 이승현은 그 이유에 대해 "대학 때도 20점 차로 지던 경기를 역전시킨 경우가 많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좌우명이 '포기하지 말자'다. 거꾸로 우리가 많이 리드하고 있었는데, 방심하자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다"고 했다.
이승현은 '이제 뭘 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24시간 자고 싶다. 핸드폰도 꺼놓고 집에 들어가서 방에 누워서 푹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