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한라가 2015~2016시즌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안양은 27일 안양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사할린과의 파이널 2차전에서 경기 종료 57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허용한데 이어 연장 피리어드 17분 12초에 통한의 역전 골든골을 내주며 2대3으로 재역전패했다. 이로써 양팀이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3차전은 29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6년 만의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통합 우승(정규리그-플레이오프)에 도전하는 안양 한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만한 한판이었다. 행운의 여신이 한라 쪽에 미소를 던지는 듯 했지만 경기 종료 1분을 버티지 못해 연장 피리어드까지 승부가 이어졌다. 사할린이 티모페이 시스카노프가 터트린 천금의 결승골로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26일 경기에서 예상 밖의 대패(1대6)을 당한 사할린은 2차전 시작 53초 만에 시스카노프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1피리어드를 0-1로 뒤진 채 마친 한라는 2피리어드 12분 14초에 조민호의 파워 플레이 골(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 상황에서의 득점)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비 지역에서 골리 맷 달튼으로부터 퍽을 받은 에릭 리건이 공격 지역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장거리 침투 패스를 찔러줬고 조민호가 정확한 리스트 샷으로 골 네트를 흔들며 멋진 장면을 만들어냈다. 3피리어드 초반 한라가 행운의 골로 역전에 성공하며 팽팽했던 승부는 한라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공격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 사이를 돌파해 들어간 안진휘가 문전으로 패스를 올린 것이 사할린 수비수 로만 알렉세예프에 맞고 굴절돼 사할린 골 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수문장 맷 달튼의 선방 속에 아슬아슬한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나간 한라는 경기 종료를 2분여 앞두고 맞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박우상이 마이너 페널티(2분간 퇴장)을 받아 수적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 종료 43초를 남기고 키릴 스테파노프의 패스를 받아 알렉세이 예레민이 날린 원타이머 슈팅이 한라 골문에 꽂혔다. 아쉬움 속에 접어든 연장 피리어드에서 양팀의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고 선제골의 주인공 시스카노프가 골든골을 터트리며 77분여의 혈투가 막을 내렸다.
시스카노프는 2차전에서 선제골과 결승골을 작렬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빅리거 출신'다운 관록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11월 사할린에 합류한 시스카노프는 2003년 월드주니어챔피언십(20세 이하) 우승 멤버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내시빌 프레데터스와 세인트루이스 블루스에서 뛰었고, SKA 상트페테르부르크, CSKA 모스크바 등 러시아 KHL 명문 팀에서도 활약한 화려한 이력를 자랑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