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말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임창용(40)이 KIA와 계약했다. 1999년 해태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후 18년 만의 고향팀 타이거즈 복귀다. 임창용은 해외 원정 도박 사실이 밝혀져 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 처벌을 받았다.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무적 상태로 있었다. 임창용을 영입할 경우 팬들의 적지않은 비난, 후폭풍을 감수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구단뿐만 아니라, 구단의 모기업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데도, 어느 팀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결국 KIA밖에 없었다.
광주 진흥중-진흥고를 졸업한 임창용은 1995년 해태에 입단해 4시즌을 던졌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기울어가던 해태 왕조의 마지막 시기를 함께 했다. 오랫동안 타이거즈를 떠나 있었으나, 광주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다. 팀과 선수 모두 서로가 필요했다. 야구인생 최대 위기에 처한 임창용은 벌금 1000만원을 납부하고, 잘못을 반성하면서, 간절히 리그 복귀를 원했다. 고향팀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나이를 감안하면 해외 진출이 어려워 국내 리그 외에 대안이 없었다. 임창용은 무적 신분으로 괌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언제 올 지 모를 복귀 시기를 기다리며 재기를 준비했다.
일부 팬들의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한데도 KIA는 고민 끝에 결정을 내렸다. 모기업의 고위층까지 설득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팀을 위해 임창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지역 정서상 외면하기 어려웠다. 애초부터 임창용 영입이 가능한 팀은 KIA뿐이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명예가 추락했으나, 임창용에 대한 동정여론도 높았다. 많은 야구인들이 오랫동안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국제대회에서 많은 공헌을 한 만큼 기회를 줘야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임창용은 멀리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임창용이 길어야 2년 정도 경쟁력있는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육성선수 신분으로 KIA 식구가 됐는데, 당장 뛸 수는 없다. KBO는 지난 1월 8일 임창용에 대해 한 시즌의 50%, 72경기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징계는 2015년 시즌 개막일인 4월 1일 1군 경기를 기준으로 발효된다. 시즌 중후반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임창용은 지난해 55경기에 등판해 33세이브(5승2패, 평균자책점 2.83)을 거두고, 구원 1위에 올랐다. 전반기에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매력적인 마무리 카드다. KIA가 시즌 막판에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싸움을 하게된다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