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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vs김성근 불꽃튀는 수싸움, '개막선발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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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하겠습니다." vs "아니, 안해도 되는데…"

2016 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은 4월1일이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시작됐다.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부터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졌다.

일단 잠실구장에서 개막 3연전을 펼치게 된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사령탑들이 먼저 붙었다. LG 양상문 감독과 한화 김성근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에서 유이하게 개막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다.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서로에게 미루며 신경전을 펼쳐 흥미를 자아냈다.

양 감독과 김 감독의 신경전이 펼쳐진 건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삼성전자홀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였다. 이날 출사표 발표에 이어 개막전 선발을 공개해달라는 공통 질문이 나온 뒤였다.

다른 8개구단 감독들은 모두 개막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대구의 신축구장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삼성-두산전 선발은 '차우찬 vs 니퍼트'로 발표됐다. 또 고척스카이돔 개장 매치는 넥센 피어밴드와 롯데 린드블럼의 외인 에이스 대결로 결정됐다. 창원에서는 NC 해커와 KIA 양현종이 맞붙는다.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SK 김광현과 kt 마리몬이 대결하게 됐다.

하지만 잠실구장 매치의 선발은 끝끝내 '미공개'로 남았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홈팀 LG 양상문 감독은 대뜸 "개막 선발 발표는 먼저 김성근 감독님께 마이크를 넘기겠다"면서 화살을 슬쩍 피했다. 졸지에 마이크를 받아든 김성근 감독은 "여기가 국회의사당도 아닌데, 마이크 양보할 필요없다"는 농담으로 객석의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금세 난감해하며 "(개막 선발에 관해)오늘 새벽 3시까지 고민했는데, 아직도 결정을 못했다"며 능숙하게 전력을 감춘 채 바통을 양 감독에게 넘겼다. 다시 핀치에 몰린 양 감독. 하지만 이번에도 재치있게 피했다. 양 감독은 "제가 어릴 때부터 김성근 감독님의 제자로 야구를 많이 배웠는데, 야구관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면서 "그래서 나 역시 공개 안하겠다"고 방어벽을 쳤다.

일단은 두 감독의 무승부. 잠시 뒤 사회자가 다시 마이크를 돌렸지만, 이번에도 두 감독은 흔들림없었다. 양 감독은 "이번에도 김 감독님께 먼저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공격을 받은 김 감독은 "그 문제(선발 발표)에 관해 KBO에 물어보니 굳이 오늘 발표 안해도 된다더라"며 끝내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다. 양 감독도 뒤를 따라 말문을 닫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