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함이 없어진게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LG 트윈스의 시범경기를 보면 마치 다른 팀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라인업을 보면 자주 보던 이름보단 낯선 선수들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띈다. 양상문 감독이 기동력의 야구를 천명하면서 LG는 시범경기에서 그야말로 '미친 듯이' 뛰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총 21차례 도루를 시도했던 LG는 올해 시범경기 16경기에서는 46번이나 뛰었다. 거의 경기당 3번 정도 도루를 시도한 셈이다. 31번 성공에 15번 실패로 성공률은 68.9%. 두번째로 많이 도루를 시도한 넥센 히어로즈의 37번보다도 훨씬 많다. 가장 많은 도루 시도에 가장 많은 성공, 가장 많은 실패를 했다. 많은 시도를 하면서 선수들이 뛰는 야구에 대해 적응하도록 했다.
양 감독은 "그동안 시범경기 16경기를 하면서 우리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부분들을 선수들이 했었다"면서 "선수들이 직접 해보면서 그것이 가능하고 좋다는 것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주저함이 없어진게 시범경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선 강제로 뛰게한 부분이 많았다. 선수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시범경기 초반엔 무리하다싶을 정도로 뛰게 했었다. 초반 6경기서 무려 21번의 도루 시도를 했었다. 경기당 3.5개나 한 것. 그래서인지 성공률이 낮았다. 12번 성공에 9번 실패였다. 성공률 57.1%. 이후 10경기서는 25번의 시도로 줄었다. 경기당 2.5번 뛰었으니 평균 1번 정도 줄었다. 대신 성공률이 올라갔다. 25번의 시도에서 19번 성공에 6번 실패로 성공률이 76%였다. 갈수록 선수들이 뛰는 야구에 적응을 했고, 스스로 뛰는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범경기로만 그치지 않는다. 양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도 많이 시도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시범경기처럼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새로운 팀컬러로 바뀌는 LG가 시범경기에서처럼 정규시즌에서도 그 색깔을 유지하며 KBO리그에 새바람을 몰고올 수 있을까. 이제 LG는 언제든 뛴다는 생각을 하게된 다른 팀들의 대응도 궁금해진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