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정인욱은 6선발이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을 때 임시적으로 그 임무를 수행할 후보다. 오른손 장필준의 보직이 필승조로 확정되면서, 대체 선발 노릇을 할 자원은 사실상 정인욱뿐이다.
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정인욱 얘기만 나오면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삼진을 잡을 때 가끔 좋은 공을 던지지만, 그 공이 꾸준히 나오지 않는다. 스피드가 더 올라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24일 신축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정인욱이 이번에도 류 감독에게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는 4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으로 5실점했다. 88개의 공을 던지면서 삼진과 볼넷은 나란히 3개. 홈런만 3방 허용하면서 패전 위기에 몰렸다.
이날 정인욱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2㎞였다. 한 때 140㎞ 후반대를 어렵지 않게 찍었지만 지금은 5㎞ 정도가 부족하다. 또 포수 사인과 달리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장타로 연결됐다.
실점은 3회 집중됐다. 선두 허경민을 범타로 처리한 뒤 2번 정수빈에게 우월 홈런, 2사 1루에서 양의지에게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뒤이어 오재원에게도 우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4실점했다. 그는 4회에도 2사 2루에서 정수빈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하며 5실점째를 했다. 대체적으로 스피드가 나오지 않으니 타자를 구위로 찍어 누르지 못했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효과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이래저래 선발 자원 윤성환의 등판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류중일 감독의 고민한 커진 듯 하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