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대학리그 발야구는 조수행(두산 베어스), 이재율(NC 다이노스)이 주도했다. 93년생 동갑으로 건국대 조수행, 영남대 이재율하면 '대도'로 통했다.
차동철 건국대 감독은 "(조)수행아, 알아서 뛰라"고 저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그린라이트를 부여했다. 이재율도 마찬가지다. 이후 둘은 2차 신인 지명에서 어렵지 않게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조수행이 1라운드로, 이재율이 4라운드로 호명됐다.
조수행은 대학 4년 간 9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 출루율 0.417, 장타율 0.384를 기록했다. 베이스를 훔친 횟수는 총 92번. 1경기에 1개꼴로 도루를 성공했다. 이재율은 76경기에서 타율 0.343, 69도루다. 경기수만 뒤질 뿐 "프로 첫 해부터 대주자와 대수비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함께 들었다.
실제 이 둘은 시범경기에서 서서히 이름 석자를 알리고 있다.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이재율이 살짝 앞서 있는 상황. 그는 12경기에서 7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실패는 한 번뿐이다. 23일 현재 두산 정수빈(5개) KIA 김호령(4개) 등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다. 반면 조수행은 시도 자체가 적다. 두 차례 스타트를 끊었고 한 번 성공하면서 아직까지는 특출난 재능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조수행은 4년 동안 라이벌 아닌 라이벌 사이로 지낸 동갑내기 이재율의 도루 개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24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친구가 잘 하고 있다니 기분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렇지만 내가 (이)재율이를 의식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지금은 팀에서 주어진 임무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며 "수비면 수비, 타격이면 타격, 매사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언제나 남들보다 더 크게 스킵 동작을 취했다. 출루하면 무조건 뛴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면서 "(이)재율이는 다리가 길어서 성큼성큼 달려 나간다. 나도 찬스가 주어지면 무조건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재율의 신체조건은 1m85, 75㎏, 조수행은 1m78, 73㎏이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