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
OK저축은행의 V리그 2연패를 이끌고 떠나야 하는 '시몬~스터' 시몬의 표정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시몬은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캐피탈과의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2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V리그 2연패를 선물했다.
경기가 끝난 뒤 시몬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한다. 가족보다 가까이 많은 시간을 보낸 형제같은 선수들을 두고 떠나는 게 가슴 아프다. 타지 생활을 오래하고 있는 쿠바에 있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그립다. 가족을 볼 생각을 하면 기쁘기도 한데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시몬이 남긴 유산은 V리그 역사다. 매 시즌 새로운 역사를 쓴 시몬은 "이번 우승도 대단히 기쁘지만 아무래도 지난 시즌에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음에도 우승을 해냈기 때문에 가장 뜻깊은 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사령탑 3년차 만에 두 번의 우승을 일궈낸 김세진 감독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몬은 "이탈리아 리그에 있을 때도 김세진 감독과 비슷한 스타일의 감독과 함께 한 적이 있다. 팀의 조화를 이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언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지 알고 조율했다"며 엄지를 세웠다.
세계 최고의 미들블로커가 본 V리그는 수비가 좋은 리그였다. 시몬은 "이탈리아리그는 세계 최정상 수준인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선수 수준은 비슷하지만 전력분석을 하는 시간이 차이가 있다. V리그는 주력 선수 2~3명에 대해 집중 분석을 한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모든 선수에 대해 분석을 한다. V리그는 견고한 수비의 수준이 높다고 본다"고 전했다.
안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