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배급사의 안방극장 진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어떤 시너지가 날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4대 영화배급사 중 하나인 NEW는 '태양의 후예'의 제작에 참여했고 이 작품은 시청률 30%에 육박할 정도로 좋은 성적으로 거두고 있다. '태양의 후예' 속 '다나까'말투가 유행하고 있고 주인공들의 액세서리가 완판 되는 등 이미 신드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NEW가 투자와 제작, 부가판권 및 마케팅을 주도했다. 이는 영화 투자배급과 분리된 별도의 파트가 자체 채널에서 자체 제작 드라마를 방송하는 CJ E&M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NEW는 기획단계부터 100% 사전제작을 결정하고 130억 제작비를 투입하며 '태양의 후예'를 만들어갔다. 중국 판권이 방영 전 국내 드라마 중 최고가로 판매되기도 했다.
게다가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 전, 제작비 130억원에 상당하는 선 판매와 PPL 등을 통해 손익 분기점을 넘기기도 했다.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태양의 후예'의 선전에 대해 "초기기획부터 제작 방영까지 삼박자가 맞물려 이뤄낸 결과"라며 "NEW의 첫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그 동안 쌓아온 영화사업부의 노하우와 중국 네트워크, 그리고 자회사인 콘텐츠판다와 뮤직앤뉴의 인프라를 모두 모아 산업의 지평을 확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NEW는 '태양의 후예' 판권을 중국 내 최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iqiyi)'에 국내 드라마 중 최고가인 회당 25만 달러(약 3억 원)라는 금액으로 판매해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한중 동시방송을 가능케 했다.
이들은 판권 판매 수익을 비롯, 누적 조회수 증가에 따라 추가 매출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 현재 '태양의 후예' 아이치이 누적집계는 21일 기준 방송 8회만에 10억뷰를 돌파, 폭발적인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NEW는 또 일본뿐 아니라 중국 내 위성 TV 등 판권을 판매 중이다. 중국 현지에서의 '태양의 후예'를 향한 폭발적 관심은 중국 위성 TV들의 적극적인 구매 문의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본과도 판권 계약을 맺었다. 게다가 현재까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을 포함해 총 19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추가 판권 판매가 예상되고 있다.
사실 국내에서 드라마 사전제작은 꽤 모험이다. 특히 마케팅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마케팅 시점과 방송 시점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는 최근 드라마 중 최고가인 30억 원의 PPL 매출을 기록했다. 또 해외 방송권, 리메이크권 뿐만 아니라 가상광고, 자막 바, 기업 프로모션, 저작권 사용, VOD, IPTV, 케이블 채널, MD 사업 등 상당한 추가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그동안 소규모 프로덕션 형태로 구성됐던 드라마 외주업계가 NEW의 합류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됐다. 건실한 기업들이 참여하면 단 한 편만 제작하고 사라지던 '떴다방'식 제작사들이 사라지고 튼실한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몇몇 제작사에서 드라마 제작을 독점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제도적 보완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영화 배급사의 안방 전략이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