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진짜사나이' 여군특집 4기가 또 다시 논란에 휘말렸다. 이들의 행동 자체에 원인이 있다기 보다, 주위에서 건넨 선의가 변질된 논란이라는 점에서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사나이'에서는 김성은의 양심고백이 예상치 못한 민폐 논란으로 번졌다. 이날 여군 4기 멤버들이 의무부사관이 되기 위한 2차 필기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그려졌는데, 김성은이 부정행위 사실을 털어 놓은 것.
김성은은 비교적 높은 점수인 73점을 받았지만 내내 표정이 어두웠고, 결국 "사실 한 문제를 옆에 앉은 하사가 알려줬다"고 털어놓았다. 김성은은 제작진 인터뷰에서 "뭔지 몰라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하사가) 갑자기 손으로 가르쳐 줬다"고 고백했다.
용기 있는 고백이었지만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다르게 흘렀다. 김성은은 양심을 지키고자 한 행동이었지만, 이로 인해 정답을 알려준 하사의 입장 또한 난처하게 된 것이 아니냐는 것. 특히 김성은은 일시적으로 머무는 것이지만, 군생활을 계속 할 하사에게는 혹여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방송에서 행해진 시험은 '진짜사나이'를 위한 특별전형이었다. 의무부사관학교에 확인 결과 김성은에게 답을 알려준 하사 또한 불이익이나 처벌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배려심이 없었다기보다는 진정성을 담은 고백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김성은의 옆자리에 있던 하사는 자발적인 의지로 김성은에 특정 숫자를 손으로 그려 보이며 힌트를 줬다. 김성은이 먼저 답을 엿보거나 하사에게 알려달라 요청한 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김성은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황이라는 가정하에 진지하게 임해야 할 훈련에서 이 같은 행위는 논란의 소지가 분명히 있다. 김성은 또한 애초에 이를 거부하고 소신껏 답을 적거나, 그 문제를 패스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김성은 조차 예상치 못한 상황이 논란으로 번졌고, 용기내 한 고백이 민폐로 비쳐졌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앞서 전효성 또한 본인이 전혀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국군의무학교에 입교한 여군특집 4기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팬에게 선물받은 치킨을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들고 입소하면서 조교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이 치킨은 훈련 내내 회자되며 그녀를 괴롭게 했다.
이 치킨 논란은 또 다른 방향으로 확대됐다. 일각에서 치킨을 선물한 사람이 안티라거나, 치킨 브랜드 PPL 의혹까지 불거졌다. 전효성과 제작진은 "전효성의 입교 시간을 정확히 몰랐기에 입교 전 동료들과 먹으라고 준 것인데 시간이 촉박해 그냥 들고 들어가면서 지적을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같은 논란들은 출연진의 실수라기 보다는, 주위 인물들이 보여준 선의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빚어진 상황들이다. 제작진도 팬이 입소 직전에 출연진에게 치킨을 선물하거나, 하사가 수신호로 시험 답을 알려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리얼리티의 묘미를 살리는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는 사건들이었기에, 이번 논란들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구멍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모든 멤버가 최선을 다한 여군 4기였다. 그 진정성이 이 같은 논란들로 퇴색되기에는 아깝다.
여군 4기가 남은 훈련 동안 더는 이 같은 논란없이 시청자들과 진심어린 소통을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 사진=MBC '일밤-진짜사나이'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