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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족'·'나홀로 여행족'…급증한 1인 가구, 비즈니스 지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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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들)' 등의 등장으로 이들을 공략하는 상품 및 서비스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506만가구(전체 가구의 26.5%)에 달한 1인 가구는 오는 2035년 763만가구(34.3%)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 소비성향은 2015년 기준 80.5%로 전체 가구(73.6%)보다 6.9%포인트 높다. 이에 소비재 시장은 1인 가구를 겨냥해 1인용 가전·가구·간편식 등을 내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편의점은 주요 고객인 1인 가구의 증가를 바탕으로 연매출이 30% 이상 고공성장하고 있고, 식품업계는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정간편식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외식·관광업계는 혼밥족과 '나홀로 여행족'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 중이고, 가전·가구업계에서는 원룸과 오피스텔 등 1인 가구의 주거환경에 적합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고공성장…가정간편식 매출 올해 2조원 돌파할 듯

편의점이 연평균 20∼30%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나홀로 질주'를 하는 배경에는 1인 가구가 있다. 편의점 CU(씨유) 관계자는 "편의점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30대가 50%가 넘는다"며 "이들 대부분이 1인 가구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수혜를 본 품목은 도시락이다. CU의 경우 올들어 지난 13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하면서 매출 1위 제품에 도시락이 이름을 올렸다. 2014년과 2015년만 하더라도 맥주와 소주가 1위였지만 도시락이 이들을 제친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걸스데이 멤버 혜리를 모델로 한 도시락, 삼각김밥, 김밥 등 이른바 '혜리 푸드'가 출시 1주년만에 누적 판매량 2500만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GS25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주문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이를 찾아갈 수 있는 '도시락 예약 주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도시락 매출이 전년대비 57% 성장했다.

식품업계도 1인 가구의 급증에 따라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0년 7700억원에서 2015년 1조5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4월 출시한 '햇반 컵반'은 햇반을 국밥 또는 덮밥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량 1000만개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풀무원은 '곤드레보리밥', '산채나물비빔밥' 등 다양한 냉동밥을 판매 중이고 아워홈은 70여가지 다양한 국, 탕, 찌개 제품을 개발했다. 대상은 청정원 브랜드로 컵국밥류, 비빔밥류 제품을 출시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전자레인지 조리시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면 휘슬소리가 나는 '쿠킹밸브'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휘슬링 쿡'을 출시하기도 했다. 동원은 최근 업계 최초로 HMR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 '차림'을 오픈했다. 강남세브란스 병원과 협업해 개발한 요오드 함량이 낮은 저요오드식부터 갈비찜, 파스타, 탕수육 등 반조리 식품까지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가정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마트의 '피코크', 홈플러스의 '싱글즈프라이드', 롯데마트의 '요리하다'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마트 피코크 가정간편식 매출은 2013년 340억원, 2014년 560억원, 2015년 830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외식업계, '혼밥족' 유혹하는 메뉴 선봬

1인 가구 증가로 혼밥족이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업체는 1인 가구의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메뉴를 다양화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데니쉬 빵 속에 따뜻하게 익힌 계란과 베이컨, 치즈 등을 채워 넣고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아침 메뉴 '에그 데니쉬' 3종을 판매 중이다. 할리스커피의 아침 메뉴 판매는 올해 들어 월평균 20%씩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샌드위치·베이글·수프·리소토 등 총 25가지로 구성된 브런치 메뉴 매출이 전년대비 20%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스프+아메리카노' 구성으로 출시된 탐앤탐스 모닝 스프 세트는 올해 1월 기준, 첫 출시대비 33%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에그 포테이토 랩, 소시지 에그랩, 토마토 에그랩 등으로 구성됐던 행복의 나라 아침 메뉴에 소시지 맥머핀과 핫케익 2조각을 추가했다. 던킨도너츠의 아침 전용 메뉴인 모닝콤보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굽네치킨은 지난해 12월 치킨에 밥을 비벼 볶음밥으로 즐길 수 있는 '굽네 볼케이노'를 출시했는데, 출시 후 3개월도 안돼 하루 판매의 60%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비비큐도 치킨에 삼색반찬, 밥을 함께 제공하는 '올리브 치도락'을 선보이며, 7900원짜리 치도시락(치킨+도시락)을 한 개 이상부터 배달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혼자서도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CJ푸드빌의 제일제면소가 2012년 '1인 정찬' 메뉴로 출시한 회전식 샤부샤부는 1인 메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화로구이 전문점 '오마에'도 회전초밥집처럼 테이블에 회전레일을 설치해 원하는 고기 부위를 골라 1인 화로에 구워먹을 수 있다. '후쿠오카 함바그'는 특수 제작된 1인 스톤에 함박스테이크를 구우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혼밥족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일자형 테이블이나 1~2인용 테이블을 늘리는 외식프렌차이즈 또한 늘고 있다.

▶멀티 가구·미니 가전 인기…'나홀로 여행족' 겨냥 상품도 출시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멀티 소가구, 미니 가전 시장 또한 확대되고 있다. 가구 전문기업 한샘은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 작은 평수에 거주하는 1인 가구를 위한 실속형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1인 가구는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호한다. 침대 아랫부분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한 '수납형 침대', 옷장 중간에 화장대 기능을 추가한 '화장대 수납장', 접으면 의자로 펼치면 침대로 활용할 수 있는 '소파 베드'는 특히 1인 가구에 인기가 많다고 한샘은 전했다.

하이마트는 작은 공간을 청소하기 좋은 핸디형 청소기 매출이 이달 들어 17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밥솥 매출에서 소형 밥솥(6인용 이하)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여행사들 또한 늘어나는 1인 여행객을 겨냥해, 개인 일정은 개별적으로 다니면서도 전문 인솔자가 동행하는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혼자 항공권을 예약한 인원이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전체 여행객 중에서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이 3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또한 1인 여행객은 2013년에는 7만8000명이었지만 2014년에는 11만9000명, 지난해에는 20만600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1인 여행객의 증가는 인기 해외 여행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작년 1인 여행족은 비교적 가깝고 쇼핑과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 지역을 선호했다. 1인 여행객에게는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일본 오사카, 홍콩, 영국 런던, 태국 방콕 순으로 인기가 있었으며 이는 전체 여행객이 선호한 도쿄, 오사카, 홍콩, 방콕, 대만 타이베이의 순위와 비슷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솔로이코노미' '싱글슈머(Single+Consumer)' 등으로 불리는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되면서 소비재뿐 아니라 문화서비스와 콘텐츠도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소비재 시장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