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75승이다. 단, 올시즌은 계산 없이 들어간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시즌 운영 노선을 바꾼다고 한다. 10개구단 감독 중 가장 치밀한 계산 야구를 하는 염 감독이 올해는 "계산 없이 시즌에 들어간다"고 한다.
염 감독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올해는 계산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 감독 생활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게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4번타자 박병호가 없다. 최다안타왕 유한준도 kt 위즈로 이적했다. 마무리 손승락 역시 롯데 자이언츠행을 선택했다. 여기에 한현희와 조상우는 수술대에 올랐다. 외국인 에이스 앤디 밴헤켄도 일본으로 떠났다. 장기에서 차-포만 떼는 게 아니라 차-포-마-상을 모두 떼고 상대를 만나는 것과 다름 없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홈런 몇 개를 쳐주고, 손승락이 몇 세이브를 하고, 밴헤켄이 몇 승을 해준다는 계산을 하고 시즌에 들어갔다. 4월에는 몇 승, 5월에는 몇 위 이런 계산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게 안된다. 일단 계산 없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활약 여부에 따라 팀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 염 감독은 "물음표인 선수들을 어떻게 느낌표로 바꾸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성적, 그리고 2~3년 후 우리 팀 운명이 갈릴 것이다. 차근차근 진행된다면 2018 시즌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조상우, 한현희, 강윤구 등 투수들이 돌아오고 현재 성장하는 투수들 중 일정수 이상이 1군용 선수로 거듭난다면 2018 시즌에는 4강권 전력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야수 중에는 이택근 공백 정도만 예상되고, 현재 주축 선수들이 젊기 때문이다. 올시즌은 임병욱 강지광 박정음을 집중적으로 조련하겠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그렇다고 올시즌을 포기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목표는 75승이다. 여기서 얼마나 플러스, 마이너스가 되느냐를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염 감독은 "차라리 시즌이 빨리 시작됐으면 좋겠다. 하루는 희망이 보이다가도, 하루는 힘이 든다. 차라리 시즌이 시작되면 다 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척돔=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